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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야구

2019.08.06 고척 상무 - 고양전 서머리그 직관 후기!

어제부터 시작해서 오는 21일까지 여덟 번에 걸쳐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될 예정인 퓨처스 서머리그! 개인적으로 굳이 가서 봐야겠다는 생각은 딱히 안 하고 있었는데, 오늘 고척돔에 갈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경기도 보러 갔다.

 

 

 

고척돔에 도착했을 때의 시각은 오전 10시 50분 즈음! 오전이니까 선선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서머리그 기간 중에는 고척스카이돔 내부에 있는 주차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하던데, 자동차가 있는 사람들은 이 기회에 차를 타고 직관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거대한 야구공 구조물을 여유롭게 구경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는데, 거뭇거뭇한 부분들이 신경쓰여서 '음~! 못만들었군!'하고 보다가

 

 

갓동님의 손도장과 사인을 보고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역시 무더위에는 고척돔 피서가 짱!

서머리그 기간 중에는 별도의 매표소 운영을 하지 않는다. 그냥 경기장에 들어서면 직원분께서 사전에 발권된 티켓을 한 장씩 나눠주신다.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져있는 데다가 테이블석에서 경기를 볼 수 있어서 참 쾌적하고 행복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키움 히어로즈 인스타그램에서 봤을 때는 서머리그 기간 중에 매점과 히어로즈SHOP이 정상 운영된다길래 포카칩이나 하나 사 먹을 생각으로 빈손으로 왔는데, 혀샵도 그렇고 매점들도 전부 다 문을 닫아서 당황스러웠다. 나중에 알게된 바로는 3루 쪽 매점은 정상 운영을 했다는데, 당시에는 홈 응원석 쪽 매점이 닫혀있으니 설마 원정 응원석 쪽 매점을 열었겠냐는 생각에 확인도 하지 않았다... 다행히 서머리그 기간 도중에는 재입장시 음식물 반입이 가능했기 때문에 경기장 밖에 나가서 다시 먹을 것을 사 갖고 들어왔다.

 

 

그래도 덕분에 고척돔 앞 파파이스에도 처음 가보고 좋았다! 감자튀김과 치킨이 참 맛있었고 햄버거는 별로였다.

 

 

오늘 고척돔에서 고양 히어로즈와 맞붙은 팀은 퓨처스 리그의 영원한 강자, 상무 피닉스! 오늘도 강한울, 도태훈, 양석환, 김준완 등등 1군 경기에서 이름 좀 들어본 선수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서 경기 시작 전부터 위압감을 줬다.

 

 

이에 맞서 선발로 올라온 투수는 2년 연속 해외유턴파 2차 1라운드 지명 역사의 산증인이자 구대성을 닮은 특이한 투구폼의 소유자, 윤정현선수! 개인적으로 퓨처스 성적이 가면 갈수록 좋아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라서, 오늘 경기는 정말 각 잡고 지켜봤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성적뿐만이 아니라 실제 피칭 내용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연초에만 해도 제구도 구위도 영 별로였던 엉성한 직구는, 이제 나름 1군급 선수들도 포진한 상무의 타자들을 압도할 정도로 좋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거의 대부분 140~142km/h의 직구를 던졌고 간간히 변화구를 섞어 던졌는데, 직구에는 힘을 못쓰는 타자들이 변화구에는 거의 아무 반응도 없고 또 제구도 잘 안됐다. 그래도 4회에 거포 3루수 양석환선수를 변화구로 삼진 처리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내년이 기대되었다!

 

 

 

제구 되는 146km/h!

6회부터 마운드에 올라왔던 어린 선수들의 쌩쌩투도 시원한 고척돔을 더욱 시이원하게 만들어줬다! 5월에 혹독한 1군 데뷔전을 치른 이후 2군에서도 영 좋지 않던 조영건선수는, 오늘 경기에서 마치 관중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듯 최고 146km/h의 강속구를 뿌리며 2이닝을 깔끔히 막아냈다. 이후 8회, 9회에 올라왔던 박주성선수와 양기현선수도 최고 145km/h의 공을 던지면서 내년을 기대하게 해 줬다.

 

 

 

이제는 한 시즌 20홈런 같은 것은 기대도 안 한다. 다시 시즌 초반의 타점기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타선에서는 장영석선수와 추재현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장영석선수는 아무래도 1군 레귤러에 가장 가까운 선수이다 보니, 다른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는 아무 반응도 없던 팬들이 장영석선수만 타석에 들어서면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어제에 이어 오늘도 멀티 히트를 기록하면서 결코 2군급 레벨의 선수는 아님을 보여줬다. 추재현선수는 큰 기대를 안 해서 사진을 안 찍었는데 홈런 포함 3안타를 몰아쳤다.

 

 

그 외에는 장타를 포기하겠다는 듯한 타격폼도 그렇고 수염을 기른 모습도 묘하게 이지영스러워진 김종덕선수가 인상적이었다. 내년에 이지영선수가 FA로 이적하면 1군 주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일까?

 

 

소올직히 말해서 경기 자체는 초반부터 고양이 압도하는 흐름이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흥미진진하지는 않았지만, 경기 중반부터 관중들과 함께 육성으로 응원하며 경기를 봐서 정말 흥겨웠다! 자신을 NC 팬이라고 소개한 관중분께서 2회 즈음부터 응원가 MR도 핸드폰으로 틀고 선수들 응원가도 하나하나 찾아가며 열심히 응원을 하셨는데, 어느 순간 다른 관중분들도 여기에 호응을 해주셨다.

 

 

그래서 경기 초반에만 해도 도서관이나 다름없던 관중석이 경기 후반에는 신나는 고척 노래방이 됐다!

 

 

9회초!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최! 강! 고! 양! 떼창!

진짜진짜 재밌게 보고 왔다! 다들 서머리그 많이많이 보러 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