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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드웨어

뉴 비트보이 - 시력 좋은 레트로 게임기 오타쿠가 아니라면 비추천

19.03.31 추가+) 뉴비트보이 v2 커펌 버전 '와! 커펌!'하고 사지 마세요. 비트보이의 강점이었던 패미컴, 슈퍼패미컴, 게임보이, GBA 퍼포먼스는 순정롬 시절에 비해 훨씬 떨어졌고 다른 에뮬들은 '돌릴 수 있다' 수준이지 사실상 플레이 불가입니다. 여기에 커펌이라고 tv 아웃도 안 되다니 와! 5만원짜리 똥덩어리!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고, 최근에는 용돈이 생기는 족족 게임에 때려박은 결과 8세대 게임기들(플레이스테이션 4, 엑스박스 원, 닌텐도 스위치, 닌텐도 3ds,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을 모두 모으는 쾌거를 달성하였다. 물론 자세히 따지고 들어가자면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 엑스박스 원 x, wii u 등의 게임기들은 가지고 있지 않으니 아직 한참 멀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당장 내일 점심을 어떻게 해결해야할 지 고민중일 정도로 궁핍한 지갑 사정을 생각하면 모든 게임사의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 중이다.

  그런데 이렇게 현세대 게임기들을 얼추 모으고 나니, 하위세대 게임기들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였다. 다만 가정용 게임기의 경우 더 이상 수납할 공간이 없어 더 구매하기가 곤란하고, 휴대용 게임기의 경우 전세대 게임기라고 할 수 있는 닌텐도 DS의 경우 인기 소프트가 너무 비싸게 거래되고 있으며 PSP는 복돌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던 게임기 이름값을 하는지 UMD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근본 없이 레트로 뽕에 차서 아예 게임보이 세대로 확! 내려가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역시나 금전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매일 짬이 날 때마다 레트로 게임 관련 카페에 들려 다른 회원들의 컬렉션과 중고 장터를 구경하는 것 뿐이었다.

  중국제 에뮬레이터 게임기들에도 눈독을 들였다. PSP부터 시작해서 RS-97까지 여러 게임기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PSP의 경우 에뮬 게임 하자고 그렇게까지 비싼 돈을 줘야하나(&막상 사놓고 안 하면 너무 돈이 아깝지 않을까) 등의 이유로, RS-97은 아무리 생각해도 디자인이 너무 끌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레트로 미니는 화면이 너무 작고 성능도 별로라는 이유로 패스했다.

  그러던 도중 내 이목을 끈 것이 바로 뉴 비트보이였다. 게임보이를 연상케 하는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짱짱한 IPS 패널, 예쁘장한 박스 디자인 등등 뽐뿌가 오기에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 후기글들을 찾아보니 평가도 썩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질렀다. 

 

박스. 예쁘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뉴 비트보이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은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패키지의 퀄리티였다. 박스의 디자인과 품질에서 성의가 보인다는 것은 기계 또한 어느 정도 기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중국제 저가 IT 제품들 좀 만져본 사람들이라면, 이게 고작 알리에서 33달러 정도 하는 제품의 패키지 퀄리티라는 사실에 꽤나 놀라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기 포장지에 뉴비트보이의 픽셀아트가 그려져있는 것 또한 상당히 인상적이고, 제품을 구동하기 전부터 어느 정도 만족감을 충족시켜주는 요소였다. 지금껏 이렇게 세세한 부분에서 퀄리티 높은 저가 IT 제품이 있었는가? 있었으면 말고... 적어도 내가 사용했던 IT 기기중에서는 가장 인상적인 패키지 중 하나였다.

 

구성품. TV OUT 케이블, sd카드 리더기, 충전 케이블, 어답터, 본체 구성이다.

  TV OUT 기능은 굳이 실험해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구매한 뉴비트보이의 경우 커스텀 펌웨어가 적용되어 있는데 현재 커펌을 먹인 뉴비트보이는 TV OUT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임보이를 꼭! 빼다닮은 본체.

 

좌측부터 차례대로 본체 하단, 상단, 후면부.

  아무래도 저가형 기기의 한계인지 마감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특히 상단부의 온오프 스위치는 조금 험하게 사용하면 금방 문제가 생길 것 같았고, 기기를 흔들면 안에서 뭔가가 굴러다니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못 쓸 정도는 아니었다.

 

플레이스테이션 비타, 닌텐도 2ds와 크기 비교.

   제품 크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작았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글을 보며 '레트로 게임 좋아하는 양반들은 다 왜이렇게 살이 쪘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사람들 손이 크고 투실투실한 게 아니라 그냥 비트보이가 엄청 작은 것이었다. 특히 2.4인치 액정은 본 제품의 가장 큰 디메리트로 작용한다.

 

  소프트웨어알못이라서 어떤 버전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커펌이 적용되어 있는 뉴비트보이의 홈 화면 모습. 도스박스, 네오지오, 원더스완?, 플스1, 메가드라이브, 세가 마스터 시스템, PCE, 패미컴, 슈퍼패미컴, 게임보이, 게임보이 어드밴스 등의 에뮬레이터를 돌릴 수 있다. 이 중 PSE, OSWAN 등 몇몇 에뮬은 롬파일이 없어 구동하지 못했지만, 최소한 구동 테스트를 해본 에뮬에 한해서는 어떠했는지에 대해 솔직한 소감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젤다의 전설

  패미컴은 할 만 했다.

 

화면이 작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슈퍼패미컴도 비슷비슷했다.

 

게임보이는 훨씬 할만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 역시 마찬가지. 뉴비트보이의 구버전이 원래는 닌텐도 계열 게임들만 돌릴 수 있던 에뮬레이터 게임기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가보다.

 

  다른 기기의 에뮬레이터는 개인적으로 많이 별로였다. 닌텐도 게임기 에뮬레이터에 비해 프레임 면에서나 어떤 면에서나 떨어진다고 느꼈다. 그 잘 돌아가는 닌텐도 에뮬 게임기들 중에서도 패미컴, 슈패미컴은 글씨가 너무 작게 나와서 흔들리는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하면 눈이 몇 갑절은 나빠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밝는대로 중고장터에 올릴 예정이다. 이걸로 게임하느니 스마트폰 호환 패드를 구입해서 에뮬을 돌리든지 닌텐도 2ds로 에뮬을 돌리는지 하는게 훨씬 낫겠다 싶었다. 정말 레트로 게임에 미치신 분 혹은 시력이 엄청 좋은 분이 아니라면 비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