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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오프라인

내 세금으로 이런 갓겜이?! 게임 레벨업 쇼케이스 2023(GLS 2023)

(사진 출처 : <디스이즈게임>)

"국내 게임의 약점인 콘솔게임을 집중지원하고, MMORPG 이외에 다양한 장르가 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인디게임, 신기술 게임 등 제작 지원을 강화하겠다"

 

지난 15일,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 벡스코를 방문했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의 축사 중 일부입니다! 이날 최지원 네오위즈 디렉터(P의 거짓), 황재호 민트로켓 디렉터(데이브 더 다이브)에게 각각 대상과 최우수상을 시상한 유인촌 장관은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을 칭찬하며 다음과 같은 소감을 남겼습니다. 더불어 게임산업 관계자들이 모인 앞에서 "K-게임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수출시장을 다변화겠다"라는 약속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스타 2023을 다녀온 직후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가 유인촌 장관이 벡스코에 찾아왔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본 내용에 대해 처음 알게 됐어요. 당시에는 고개를 갸웃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업계 관계자나 정치·행정 분야에 대해 정말 막대한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아니라면 특정 분야를 위한 산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르잖아요? 제 주변의 다른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그럴 것 같고요(우선 이 행사도 개최되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요!)

 

 

 

(이미지 출처 : 게임 레벨업 쇼케이스 공식 인스타그램)

문체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에서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게임 레벨업 쇼케이스(이하 GLS)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제2회째를 맞이한 GLS는 인디 게임사들이 행사 기간 동안 자사의 신작을 공개하는 게임 전시회입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하는 플레이엑스포, 스토브에서 주관하는 버닝비버의 마이너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GLS에 출품되는 모든 게임은 콘진원으로부터 게임기획 개발지원 사업으로써 지원을 받은 개발사의 작품입니다. 게임기획 개발지원 사업은 우수한 아이디어(기획)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맞춤형 지원으로 육성하는 사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과제당 최대 n억 원의 국고지원금·경영 및 컨설팅·쇼케이스 개최·전시회 참가 등의 혜택을 받습니다(과제당 국고지원금은 분야별로 상이함). 올 한 해에만 본 사업을 위해 총 232억 원의 세금이 투입됐다고 하네요! +_+

 

다만 홍보 예산은 많이 책정이 안 된 것인지, 똑같이 작년부터 시작된 버닝비버와는 달리 참가 후기가 거의 나오지 않더라고요8ㅅ8 구글·네이버 통틀어서 단 하나... 진정한 게이머라면 이런 행사 한 번쯤 다녀와서 괜찮으면 '이렇게 멋진 이벤트가 있더라!'하고 홍보하고! 별로라면 '이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하고 감상평을 남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다녀오게 됐습니다.

 

■ 내년에도 GLS가 열릴까?

<디스이즈게임>의 보도에 의하면 콘진원은 올해 게임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채택된 개발사에게 예정된 기한 안에 지원금을 지급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협약이 체결되면 70%를 선지급하고 중간점검에 통과한 기업에게 나머지 30%를 지급하는데, 이 두 번째 금액의 지급이 한 달 이상 늦어졌다고 해요. 조현래 원장은 '게임업계 청년 현장 간담회'에서 "입금이 되지 않아 청구 비용이 나가지 못했다. 문체부와 협의해 빠른 시일 내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답변을 남겼다고 합니다.

한편 올해는 연초에 전망했던 것보다 59조 1000억 원이나 세금이 걷히지 않으면서 사상 최대의 '세수 펑크'가 났던 해이기도 했습니다. 그 영향인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예산이 칼질당한 내년도 예산안이 논란이 되기도 했죠. 문체부는 영화·독서 산업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게임 유통 분야에 대해서는 54억 원을 증액하기로 했지만, 예산 심사를 무사히 넘기지 못하면 게임 개발 사업의 규모 역시 큰 폭으로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더 높은 예산안이 편성됐음에도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지원금 미지급 등의 잡음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내년에도 더욱 나아진 GLS를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T.T) 불안하신 분들은 토요일까지 한 번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좁은 전시 공간? 행사의 규모를 150% 활용한 설계!

행사장 들어가기 전, 서울쿤스트할레 앞에서 찰칵~!

이번 GLS는 7호선 학동역 10번 출구에서 나와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강남구 논현동의 SJ 쿤스트할레에서 개최됐습니다. SJ 쿤스트할레는 컨테이너 여덟 개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듯한 비주얼이 특징인 건물로, 총 110평 규모의 공간 대관이 가능하다고 해요.

 

평소 플레이엑스포, G-STAR,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이하 BIC Fest), Anime X Game Festival(이하 AGF) 등의 게임 행사를 다니셨거나 다녀온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엥? 110평 규모의 건물에서 게임 체험 행사를 연다고?'하고 당황하실 것 같아요. G-STAR와 BIC Fest는 매년 26,508㎡(약 8018평) 규모의 부산 BEXCO 제1전시장을, 플레이엑스포와 AGF는 10,611㎡(약 3209평)의 일산 KINTEX 제1전시장을 통째로 빌린 채 관중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니까요. 심지어 얼마 전의 버닝비버 2023도 종로구의 트레이드 마크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이하 DDP)의 아트홀1관(2,992㎡, 약 905평)을 전부 빌려서 행사를 진행했죠!

 

그런데 심지어 올해보다 적은 부스가 참가했던 GLS 2022도 SJ 쿤스트할레보다 네 배 이상이나 넓은 DDP 아트홀2관(1,547㎡, 약 467평)에서 개최됐더라고요?! 저는 처음에 장소만 보고 '뭐지? 게임 체험은 못하고 신작 발표회만 진행하나?'하고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아마 저 같은 생각을 하고 사전 예약을 고민하다가 포기한 분들도 많을 것 같고요.

 

 

 

출입구 앞에서 촬영한 전시장 사진!

하지만 막상 전시장 내부에 들어가 보니 불안과 불만이 일시에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타 게임 행사보다 부스 수가 적음에도 꽉 찬 느낌과 '즐길 게임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인상을 줬거든요. 인테리어 자체도 게임 전시회라는 주제에 맞게 정말 잘 꾸며 놓았고요. 

 

 

 

(사진 출처 : 네이버 블로그 'tmwls'님)

DDP 아트홀2관에서 개최했던 작년도 행사의 경우에는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만 봐도 일반인 참가자들이 전시장에 들어선 순간 돌아가고 싶다는 인상을 받았을 것만 같았습니다. 겉모습에만 신경 쓴 덕분에 같은 면적이더라도 더 넓어 보이게 보이는 DDP 특유의 디자인과 올해 GLS보다 적은 34개의 부스, '공기업 전시전'을 구글링하면 나오는 행사 사진보다 훨씬 심플한 부스 디자인, 여기에 없다시피 했던 홍보 덕에 거의 0에 수렴했을 일반 관중 수까지... 그 모든 것이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가 이 사진이었겠죠.

 

심지어 이 사진을 촬영하신 분은 '토요일'에 이 행사를 다녀오셨더라고요. 행사에 참여한 게임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행사로서의 GLS 2022는 콘진원 관계자분들이 정말 많은 고심을 하게 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 결과가 겉보기에도 많은 고민을 한 것이 느껴지는 이번 GLS 2023이겠고요.

 

 

 

몇 명 없음에도 불구하고 복작거리는 느낌을 주는 시연 부스!

다른 게임 전시회랑은 달리 한 부스당 시연 기기가 게임 환경(PC·모바일)에 상관없이 전부 두 대로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좁은 공간에 50개의 게임에 대한 시연 공간을 모두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세 개에서 다섯 개의 부스가 사진과 같이 밀집되어 있었어요. 의자도 따로 없어서 선 채로 게임을 플레이해야 했고요.

 

이는 기대 관람객 수가 매우 적은 상황에서 선택한 최선의 설계이었던 듯합니다. 괜히 부스당 시연 기기를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하거나 시연객의 편의를 위해 이동 동선 및 휴식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가는 GLS 2022처럼 비주얼상으로도 나쁜 첫인상을 심어주는 역효과가 나왔을 테니까요. 당장 위의 사진만 보더라도 게임을 시연 중인 사람은 몇 안 되지만 굉장히 복작거리는 듯한 느낌을 주지요?

 

'시연 부스가 너무 적으면 인기가 많은 부스는 게임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후술하겠지만 대부분의 시연자는 게임을 구경하러 온 일반 관람객이 아니었기 때문에 회전률이 빨랐거든요.

 

 

 

이런 류의 행사에는 바늘의 실처럼 따라오는 스탬프 투어 이벤트 엽서!

이런 류의 행사에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따라오는 스탬프 투어 이벤트 역시 총 50개의 게임이 준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층별로 3개의 게임만을 즐기면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많은 관람객이 이곳에 머무르면 회전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내린 선택 같았어요. 

 

 

 

보드게임을 시연하는 게임 전시회는 또 처음 보는 것 같네요! ㅇ0ㅇ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절약하고 절약하여 만들어낸 공간을 활용해 보드게임을 시연하는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스타, BICF 같은 대형 게임 행사에서도 보드게임 관련 시연은 하지 않는데, 이렇게 쫌쫌따리 공간을 만들어서 관람객들이 불편함 없이 편히 앉아서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놓은 것이 신기했어요+_+

 

 

 

드래빗 스튜디오의 개발자 분이 자사의 인디게임 '소울러즈'를 발표하시는 모습!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낀 공간을 활용해 마련한 무대에서 매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GLS 2023에 참여한 개발사들이 20분씩 프레젠테이션 시간을 갖는다는 점이었어요! 아무래도 이런 모습은 비즈니스적 성격을 띤 비공개 행사에서 볼 수 있지, 게이머들이 자유롭게 부스를 돌아다니며 게임을 구경하는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렵죠! 행사장의 모든 사람들이 게임 시연에 참가할 때보다 훨씬 집중해서 발표를 경청하길래 '우와~ 정말 다른 게임쇼에서는 보기 힘든 개성이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 사실은 비즈니스 컨퍼런스입니다.

무언가 잘못 흘러가고 있음을 지감한 순간

단순히 자사의 게임을 소비자들에게 소비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들이 어떠한 형식으로 게임을 제작했으며, 추후 개발·유통 등의 면에서 어떻게 계획하거나 진척되는 중인지에 대해서도 다 이야기하더라고요?

 

물론 이런 얘기도 어디 다른 게임 행사에서는 절대 못 들으니 당연히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단순히 게임을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전문적인 이야기 같아서 조금은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행사는 일반 게이머가 아닌 게임 업계 사람들을 위한 자리가 아닐까?'라는 의문이 말이에요...

 

이 생각이 맞다면 여태까지 느꼈던 이상한 점들이 모두 이해가 됐습니다. 이를테면 2회차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홍보에 신경 쓰기는커녕 오히려 과감히 작은 면적의 행사장으로 옮긴 것은 '일반 관객이 너무 많이 와봤자 사업 이야기를 나누기 힘들고 업계 관계자는 알아서 다 올 테니까' 그랬던 것일 터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게임을 한다기보다는 대충 흝어보듯 시연을 하거나 매우 꼼꼼히 플레이한 다음 개발자에게 이런저런 피드백을 주던 것도 '이 게임이 본인 회사에 이득이 될지 안 될지 가늠하러 온 퍼블리셔 직원들이라서'일 테고요. 

 

그래서 시연용 PC 중 한 대에 발표용 프레젠테이션을 띄워놓고 계시던 개발자분께 조심스럽게 여쭤봤습니다. "여기... 일반 게이머보다는 업계 관계자분들이 훨씬 많이 오시나요?"라고요.

 

 

 

아!!!!! 대화의 핀트가 미묘하게 맞지 않았던 이유가 그래서였구나!!!

물론 돌아온 대답은 긍정이었습니다! GLS 자체가 콘진원의 지원 사업에 채택된 게임사들이 자사 게임의 개발 진척 상황에 대해 보고할 겸 모이는 행사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다른 개발사와의 교류도 하고, 여기에 한 숟갈 더 보태서 퍼블리셔에서 나온 직원 분들과 사업 이야기를 주로 나눈다 하더라고요. 

 

그제서야 위에서 이야기한 모든 의문이 해결됐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습니다. 어째 굉장히 친절하게 느껴졌던 직원 분들의 "혹시 어떻게 오셨나요? *^^*"라는 물음은 '대중교통으로도 애매한 위치인데 어떻게 오셨어요?'나 '저희 게임은 어떻게 알고 찾아 오셨어요?'가 아니라 '어느 회사에서 나오셨어요?'라는 사실을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미 와버린 행사장이니 저 말고 다른 분들이 대부분 사업 얘기하러 왔다고 해서 집에 갈 수는 없겠죠? 기다릴 대기열도 없겠다, 열심히 부스를 구경하고 다니면서 우리가 네는 세금으로 도움을 받은 인디게임이 얼마나 멋진 퀄리티를 자랑하는지 잔뜩 구경하고 왔습니다! (아래 내용에서는 제가 기존에 플레이해보지 못한 인디게임만을 소개했습니다)

 

 

 

드림 다이버

시네마틱 컷신 영상의 퀄리티에 한 번 놀라고, 별 차이 없는 인게임 그래픽에 또 한 번 놀랐던 게임!

주인공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어느 미치광이 과학자에 의해 꿈속 세계에 갇혔다는 설정을 가진 1인칭 슈팅 스토리 게임입니다! AAA 게임의 광고 영상을 보는 듯한 시네마틱 영상의 퀄리티에 한번 놀라고, CG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인게임 그래픽에 또 한 번 놀랐던 게임이에요.

 

더불어 올해 초 콘진원에 2023 게임기획 개발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는 것 말고는 아무런 정보가 나오지 않는 미스테리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데모 버전도 상당히 짧았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어요. 세간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K-인디게임의 현주소가 어떠한지 당당히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됐습니다!

 

 

 

카투바의 밀렵꾼

텀블벅 후원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게 돼서 아쉬웠던 게임!

희귀 사냥감을 찾아 보드게임 판 같은 맵을 '식량'이라는 재화를 사용해 한 칸씩 돌아다니며 몬스터 배틀·보스 레이드 등의 기믹을 헤쳐 나가는 횡스크롤 액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개성 있는 아트워크와 절로 어깨춤을 추게 만드는 스윙 재즈 장르의 OST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게임이에요! '컵헤드를 연상케 한다'라는 평도 적지 않더라고요ㅇ0ㅇ

 

게임 외적으로는 평단과 게이머의 시선을 동시에 사로잡으며 화려한 이력을 쌓아 나가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200만 원 달성을 목표로 10월 초부터 시작했던 텀블벅 후원에서는 목표치의 536%를 달성하면서 발매하기도 전에 게이머들에게 게임의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난주에 개최됐던 버닝비버 2023에서는 창작자와 후원사들로부터 많은 표를 받아 산나비, 벨라스터 등 쟁쟁한 게임들과 함께 '비버피처드 2.0'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소울러즈

'미소녀 수집형 모바일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첫인상과는 달리 굉장히 본격적이었던 본 게임!

오타쿠 테이스트가 찐하게 첨가된 도트 그래픽의 탑뷰 슈팅 게임입니다! 미소녀들에게 둘러싸여 '사령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을 보며 '미소녀 수집형 모바일 게임인가...?' 싶었지만, 실제로는 비슷한 장르의 경쟁작에게 전혀 밀리지 않은 본격적인 게임이었어요.

 

개발사인 드래빗스튜디오의 <게임동아> 인터뷰에 의하면 처음에는 아트 디렉터와 함께 미소녀가 등장하는 서브컬쳐 장르의 게임을 고민했다고 해요. 그러던 중 슈팅 장르를 끼얹기로 결정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만들어졌다네요. 아직 개발 기간이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즐겁게 데모 버전을 플레이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모습이 매우 기대됐습니다!

 

 

 

더 렐릭

이게 정말 인디게임의 그래픽이라고?!

엘든링을 연상케 하는 세미 오픈월드 소울라이크 게임입니다. 사실 게임성에 대해서는 크게 이야기할 부분이 없었어요. 처음 게임패드를 잡고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아~ 다크소울 같은 게임이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해당 장르를 충실히 재현한 게임이었거든요. 그럼에도 놀라웠던 것은 이 말도 안 되는 그래픽과 게임적 완성도가 겨우 열 명 남짓한 인디 스튜디오의 작품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소울라이크 게임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오래 플레이하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 행사에 참가한 게임사 직원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아쉽게도 개발팀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인지 개발을 시작한지 어느정도 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2년은 더 기다려야만 정식 출시가 될 것 같다 하더라고요(T.T) 그래도 출시하는 날이 온다면 P의 거짓으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전세계 게이머의 심장을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오게 만들 게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라이트 오디세이

서정적인 그래픽과 전혀 서정적이지 않은 난이도!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비주얼을 을 보며 퍼즐게임인 줄 알고 부스에 다가간 게이머를 여럿 울렸을 하드코어 보스러시 액션 게임입니다! 저 역시 스토리 위주의 라이트한 게임이겠구나 싶어서 게임 시작 버튼을 눌렀다가 깜짝 놀라서 개발자 분께 장르를 여쭤보니, 직접 "잡다한 컨텐츠를 전부 쳐낸 보스러시 액션 게임"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ㅎㅋㅋㅋ; 이 장르명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였는지 스팀 페이지에도 똑같이 적혀 있었습니다.

 

<게임메카>와의 인터뷰에 의하면 원래는 생존 장르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했으나 현실적인 문제로 완성이 늦어지자 과감히 장르 변경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당초 의도했던 대로 생존 게임이 되었다면 지금과 같이 충격적인 반전 매력을 선사하지는 못했을 것 같기도 하네요!

 

 

 

V.E.D.A

도쿄 게임쇼 취재 기사를 읽었을 때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게임!

다크소울 시리즈, 블러드본, 엘든링을 첫 스테이지 보스 몬스터조차 잡지 못해 중도하차할 정도의 '똥손 게이머'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대중적인 소울라이크' 게임입니다! 기본적인 전투 난이도는 소울라이크의 하드코어함을 가져왔지만, 로그라이크식 성장 요소를 차용함으로써 장르에 대한 진입 장르를 대폭 낮췄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예요.

 

개인적으로는 도쿄 게임쇼 2023과 관련한 정보를 찾아보던 중 시연 영상을 접하고 몇 달 전부터 홀딱 반했던 게임이기도 했어요. GLS 2023에도 참가한 것을 보고 기쁘게 플레이하며 개발자 분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왔네요*^^* 

 

 

 

Thanks, Light.

밸브 스튜디오의 향수를 느끼게 해준 퍼즐 게임!

밸브 스튜디오의 포탈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1인칭 퍼즐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여러 면에서 포탈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듯한 모습이지만 한국적인 정서가 녹아든 덕에 차별점이 느껴졌어요bbbbb

 

 

 

안녕 서울 : 이태원 편

비주얼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게임!

모종의 이유로 망해버린 서울에서 생존하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인 퍼즐 게임!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찾아온 근미래의 대한민국을 3D를 활용한 도트 그래픽으로써 묘사한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조금 결이 다르지만 영화 부산행(2016)·반도(2020),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2009)·하이브(2014) 같은 작품을 몰입해서 보신 분들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하실 수 있을 것 같았어요+_+

 

 

 

키보드 던전

콘솔 버전이 나오기는 어렵겠네요!

키보드 전체가 맵이자 조작 수단인 로그라이트 게임입니다! 

 

 

 

스페이스 기어즈

RTS 인디게임!

최대 3 vs 3 온라인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는 PVP RTS 게임입니다! 부대 단위 진형 조작만을 조작하거나 부대 시설의 건설 및 생산이 생략되는 등 기존 RTS의 진입 장벽을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이로써 게임 플레이가 단조로워질 수도 있는 문제를 3명의 유저가 한 팀을 이루는 다대다 전투로써 해소한 것 또한 스페이스 기어즈만의 특징이었어요.

 

SF 배경의 실시간 전략 게임이 그렇게 특이한 장르는 아니지만, 이 또한 인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개발사에서 제작했다고 이야기해도 믿을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놀라웠던 것 같네요+_+

 

 

 

다이스 월드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속아서 게임을 시작했다가는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버리고 만답니다!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숫자에 해당되는 스킬로 플레이어와 몬스터가 공격을 주고받는 덱 빌딩 전략 로그라이크 게임입니다! 스테이지가 끝날 때마다 획득하는 유물과 스킬, 특정 장소에서 구매 가능한 동료 카드를 통해 다양한 메타를 조합하여 플레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픽이 아기자기해서 모바일이나 스위치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임입니다.

 

 

 

디어 마이 리틀 원

아트워크가 인상적이었던 퍼즐 게임!

 

 

On The Way

아기자기한 아트워크가 매력적이었던 게임!

디어 마이 리틀 원과 온 더 웨이는 아트워크가 굉장히 매력적인 퍼즐 게임이었습니다. 다만 부스 담당자분께서 자리를 비우셔서 게임 플레이 중 생겼던 궁금증에 대해 물어보지 못한 데다가, 개발 기한이 길지 않은 게임인지 구글링을 해도 별다른 정보가 나오지 않네요. ㅜㅜ

 

 

 

마치며

게임 시연을 위한 필요한 장비까지도 전부 콘진원에서 지원했다고 하네요.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체감할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제가 이날 GLS 2023을 방문한 이유는 '출시 예정인 인디게임을 맘껏 체험하고 싶어서'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콘진원에서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힘을 썼을지 궁금하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세금으로써 도움을 받은 게임들이 콘진원이 주최한 행사에서 시연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듯했습니다. 하나같이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게임들을 보며 우리나라 인디게임계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콘진원의 안목에 대해 놀라게 되었어요.

 

물론 G-STAR나 BICF, 플레이엑스포, AGF처럼 게이머'만'을 위한 축제는 아닙니다. 다만 이런 류의 축제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업계 관계자의 시선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메리트로 다가올 것 같아요. 게임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본 행사가 오랜 기간 지속되기 위해서라도 한 번씩 방문하시는 것을 강추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