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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제임스안(James An) 'Role Model'&'One for the old school' 분석 - "폭력적인 사랑과 평화"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국힙 래퍼 제임스안이 기습적으로 싱글 'Role Model'을 냈다.

 

믹스테잎 두 개도 대학원 과정에서 낸 걸로 알고 여러모로 커리어 자체가 전업 래퍼와는 거리가 멀어서

 

다음 신곡이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거니 싶었는데, 정말 아무런 예고도 없이 신곡을 발표했다.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신곡의 제목 'Role Model'은 두 달 전 발표했던 싱글 'One for the old school'에서 언급했던 단어다.

 

제임스안은 'Old for the old school'에서 '하버드 석사' 학벌을 Flex한 자신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됨으로써

 

리스너들을 교육하여 사랑과 평화를 퍼뜨리겠다는 야심찬 내용의 가사를 담았다.

 

Along with my haters Balck Lives Matter
반대하는 Young 꼰대s I'll educate you later
Undeducated 아닌 다른 Role model
공부 열심히 해서 Spread Love and peace

 

그는 대학원생 시절 교육학과 예술을 병행하며 '힙합을 차용한 신세대의 인종차별 철폐'에 대해 공부했는데,

 

'제임스안' 하면 리스너들이 떠올릴 대표곡이자 실질적인 데뷔곡 One for the old school에서

 

자신의 포부를 야심차게 드러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사진 출처 : 제임스안 인스타그램)

태어날 때부터 선택하지 않은 것들로 인해
특권 죄책감 함께하는 삶 살아

 

이번 신곡 'Role Model'은 얼핏 봤을 때 'One for the old school'과 비슷한 플로우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솔직히 일찍이 이 비트 찢기 미친듯이 쉽지'라는 가사에서 엿보이는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라든가

 

자신이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특권 비슷한 것을 누리는 삶을 살았다고 언급하는 모습은

 

여러모로 'Flex&Educate' 플로우를 통한 'One for the old school'의 연장선이 될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가사는 자신이 퍼뜨리고자 하는 'Love&Peace'에 대한 확신이 아닌 고뇌다.

 

I'm love with the 인류 다만
인류애라 딱히 부를 수는 없겠지만
언제까지 가능할까 폭력적인 사랑과 평화

 

단 한번의 변주도 없이 느리고 축 처지는 비트는 이러한 가사에 무게감을 더함으로써 이전 곡과의 차별점을 만든다.

 

(제임스안이 의도했을지 아닐지는 알 수 없으나) 혼란스러운 국내·외 정세가 가사에 공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One for the old school'을 발표한지 사흘 뒤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소수자의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된 거대 양당의 싸움이었으며,

 

대선이 끝난 이후에도 50% 남짓한 지지율이 보여주듯 전혀 통합되지 않은(여전히 분열된) 사회의 모습은

 

화자의 내면에 '지금까지 기다려왔던 듯이 존재하는 미운 마음'이 솟아나게 했을 것이다.

 

귀가 두 개인 이유 입 닫고 정화 너의 청각
착각 대신 받아들일 수 있는 진실
누가 불편한 음악 하는 게 편해지는 순간

 

어쨌건 펜실베니아 대학과 하버드 대학원을 나온 그는 남들이 봤을 때 '겉모습만은 본 받을만한 사람'이며

 

본인 또한 자신의 랩과 철학, 그리고 사랑에 대해 자부한다('못따라해 나의 랩과 나의 철학 나의 사랑').

 

그렇기에 화자는 끊임없이 랩을 함으로써 청자로 하여금 '청각'을 '정화'하여

 

'진실'을 받아들이고 지금은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는 이야기를 수용하게끔 만드려 한다.

 

 

아님 말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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