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으로 잘 만들어진 것과, 노래 가사로 잘 만들어진 것은 참 다르다"
"우리가 좋은 가사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1980~90년대에 인기 있던 민중 가요 (1986) 같은 작품은, 그저 노래로 부를 때에는 그 가사 구절구절이 감동스럽습니다. 그런데 가사만 놓고 찬찬히 살펴보면, 정말 이상합니다. "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어머니의 눈물이", 첫 소절의 가사가 이렇게 끝납니다. 그 다음 소절이 "가슴 속에 사무쳐 오는"으로 시작하는데요. 뭐가 사무쳐 오죠? 앞 소절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어머님의 눈물'이 사무쳐 온다고 봐야 하는데, 음악의 흐름은 네 마디씩 소절로 끊겨 있으므로, 노래를 부를 때 '어머님의 눈물'과 '사무쳐 오는'을 의미로 연결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 다음 소절이 "민중의 넋이 주인 되는"으로 시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