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지노 - [Nowitzki] (2023)
전업 예체능의 길을 택한 사람은 젊었을 때 자존감과 현실 사이의 거대한 괴리감 사이에서 질식할 가능성이 크다(사실 현실에 타협하고 취미로만 삼아도 그렇다). 거대한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신간을 낼 때마다 서점의 신간 매대에 책이 올라가는 작가는 극히 소수다. 대다수는 동갑내기의, 혹은 자신이 펜이나 마이크를 잡은 지 수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동안 어린 나이에 신예로 주목받게 된 이들을 말 없이 지켜보며 열등감에 휩싸이기 십상이다. 이는 현실의 혐오감에 충만된 끝에 손에 쥔 것을 부러뜨리고 매일 아침 출근하는 삶으로 선회한 사람에게도, 꿋꿋이 가사지나 원고에 글씨를 써 내려가는 이들에게도 모두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오랜 기간 내면에 쌓인 이야기를 타인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