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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야구

2018.04.25 잠실 LG-넥센전 직관 후기

대학생이 되면 가장 하고싶었던 일들 중 하나는 바로 허구한 날 야구장에 가서 넥센 경기를 직관하는 것이었다.

매년 많아봤자 네다섯 번 직관을 가는 게 너무나도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정말 질릴 정도로 야구를 보러 다니고 싶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프로야구장에 가서 경기를 보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올해에는 별 핑계를 다 대면서 단 한번도 야구장에 가지 않았다. 작년 이맘때에는 한 네 번 정도 야구를 보러 갔는데, 올해는 직관을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마침 중간고사도 끝났겠다(잘 치진 못함ㅎ), 잠실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보러 뿅뿅 달려갔다.




지하철에서 부모님께 '오늘 잠실에서 야구 보고 올게요'라고 카톡을 드렸더니, 어머니께서 같이 보자고 연락을 하셔서 의도치 않게 함께 직관을 하게 되었다.

야구를 보는 도중에 어머니께서 'LG 응원가가 더 좋지 않니?', '넥센 타자 중에는 누가 잘 치니?', '넥센은 왜 치어리더가 두 명밖에 없대?'등등 은근히 정곡을 찌르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그래도 초반에는 브리검선수가 호투를 하는 데에다가 내야 수비도 좋았고, 초이스&택근브이&김혜성선수의 합작 선취점으로 겆뽕에 가득차서 싱글벙글해있었다ㅎㅎ

그게 오늘 내가 야구경기를 보며 마지막으로 겆뽕아 차있을 순간일 줄은, 그 때는 알지 못했다...


그런데... 고종욱선수가 최근의 못 하는 흐름을 오늘도 여지없이 타서는, 공수 양면에서 대활약을 펼쳤다ㅜㅜ

평범한 안타를 좌익수 앞 2루타로 둔갑시키는 수비에 김하성선수와 함께 쌍으로 환장하며 브리검선수의 평균자책점을 올리는 수비에...

타격에서도 답이 없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자꾸만 임병욱선수의 모습이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그런데 임병욱 나중에 대타로 나와서 폭풍같이 삼진 당하고 들어가더라 에휴




경기 시작 전에는 내야 지정석 입구 앞에 있는 BHC 치킨에서 순상 뿌링클팩 사서 어머니랑 나눠먹고, 경기 중반에는 김치말이국수를 사먹었는데...

고척 스카이돔에서 파는 컵 스테이크 하나를 사먹는 것보다 더 만족도가 낮았다; 둘 다 맛이 없었다...

잠실 야구장 크기가 크기이다 보니까 매점이 적어보이지는 않았는데, 내가 기가 막히게 맛 없는 가게만 골라서 간 걸까? 아니면 원래 잠실구장 매점들이 다 맛이 없는 걸까? 잘 모르겠다ㅠㅠ

김치말이국수를 사먹으러 갔을 때 장영석선수가 룩삼을 당해서 힘이 빠졌었다 흑흑




요즘 삼성 라이온즈의 유격수 김상수선수가 지난 몇 년 간의 부진에서 탈출해 홈런공장을 가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슬슬 김하성선수도 살아날 때가 됐는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타격은 고사하고 수비에서도 김하성선수답지 않은 답 없는 송구를 하는 속이 깝깝해지는 플레이를 펼쳐줬다.

오늘 잠실 야구장에 오는 길에 뜬금없이 깝대 생각이 났는데, 그게 오늘 개넥 선수들이 깝깝한 활약을 펼칠 징조였나 보다...




그렇게 야수들이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브리검선수가 정말 대견스러웠다!

처음 경기가 시작될 때만 해도 브리검선수를 별로 믿는 기색이 아니셨던 어머니도, 7회에 오주원선수가 올라오니 '아까 잘 던지던 투수 어디갔어?'하고 찾으셨다ㅋㅋ

근데 이 팀은 선발투수들이 아홉 경기 연속으로 퀄리티스타트도 끊어줬는데 왜 4승 5패중이죠?




경기는 LG 쪽으로 기울고...

8회초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임병욱선수가 잠실구장을 날려버리겠다는 기세로 풍기질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넋이 나가버렸다.

그래서 그냥 치어리더들이 모모랜드 뿜뿜 춤 추는 모습을 보며 '랑데뷰!!!'거리고 있었다.




이보근선수는 대체적으로 LG 트윈스 상대로 약한 모습들을 보여줬던지라 오늘도 털리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안심했다.

올시즌에는 LG팬들의 환호를 받는 엔ㅡ젤 보근이 아닌 LG 천적 이보근이 되길!



8회 공격이 끝난 뒤에 주변의 상당한 넥센팬들이 짐을 챙겨 떠났는데, 1점차이기도 해서 '아직 모른다!'라는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선두타자 장영석선수가 2루타를 치고 나가길래 목이 나가라 소리 지르며 응원했는데... 너무 아쉽게 패배했다! ㅠㅠ




개넥센의 빠따들이 이렇게 답이 없어진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혹시 오늘 경기에서 타선이 점수를 내서 이겨버리면 최원태선수가 자기 때만 점수를 안 낸다고 삐칠까봐

'아니야 원태야! 네가 아닐 때도 우리는 답이 없단다!'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에 개삽질을 한 것일까? ㅠㅠ




미운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오늘 공수 양면에서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선보인 김하성선수를 마킹으로 판 18니폼을 질렀다.

내일 경기도 직관을 갈 예정인데, 내일은 김하성선수가 평화완자의 부활을 알리는 활약을 펼쳐줬으면 좋겠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