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오프라인

곧 출시될 K-인디게임 한 번에 음미하자! '버닝비버 2024'

채신영 2024. 12. 2. 23:11

※ 버닝비버 2023 후기

 

여기만 오면 국산 인디게임 트랜드 파악 가능! '버닝비버 2023'

동아시아 시장을 휩쓸었던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와 현시점 최고의 MMORPG 중 하나인 '로스트아크'의 개발사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인디 게임 인프라의 적극적인 개척자이기도 합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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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버닝비버 공식 홈페이지)

'크로스파이어'(2007)의 글로벌 서비스와 '로스트 아크'(2018)의 연이은 메가 히트로 단숨에 몸집을 불리는 데 성공한 스마일게이트는 원 히트 원더 게임사로 남지 않기 위해 다방면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중 하나가 바로 스마일게이트에서 자체 서비스하는 게임 플랫폼 '스토브(STOVE)'다. 넥슨의 '넥슨 플러그'와 NC 소프트의 '퍼플(PURPLE)'이 게임 플랫폼으로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본 스마일게이트는 인디게임을 유치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했고,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세계 최고의 게임 플랫폼 '스팀(Steam)' 대신 '스토브'에 게임을 퍼블리싱할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지난 몇 년간 매우 적극적으로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2022년부터 매년 초겨울마다 개최하고 있는 인디게임 행사 '버닝비버'는 이러한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 지원 사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 산하 재단인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에서 주관하는 본 행사는 인디게임을 기획 및 제작 중인 팀이나 1인 개발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행사에 참가하게 된 팀에는 게임 시연에 필요한 다양한 굿즈와 숙식을 모두 무상으로 제공한다. 물론 일반 참가자에게는 입장료(1일권 15,000원, 얼리버드 12,000원)를 받기는 하지만, 주로 소규모 컨퍼런스를 주최할 때 대관하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이하 DDP)에서 2년 연속으로 열렸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플레이엑스포나 지스타 등의 메이저 게임 행사에 비해 관람객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매년 손해를 봐가며 게임 페스티벌을 주최하고 있는 셈이다.

 

Q. 스마일게이트가 인디게임을 많이 지원하고 있는데, 인디가 가진 잠재력은 무엇일까?

A. 백민정 센터장: 게임 업계에서 큰 게임들을 보면 정말 많은 개발자와 투자가 들어간다. 큰 트렌드만 쫓는다고 되는 게 아닌데, 인디는 오랫동안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나 기법 등을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들이 다양한 시도를 해야 창작 생태계도 좋아지고, 인디 창작자들 자체도 성장한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도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트렌드에 부합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한다면 인디다", <디스이즈게임>, 2024.11.29

 

매년 수십 장의 게임 타이틀을 구매하는 '겜덕'으로서, 지난해 호기심에 처음 방문했던 '버닝비버'는 K-인디게임의 현황에 대한 인사이트를 단 몇 시간 만에 충족시킬 수 있었던 최고의 행사였다(규모 자체는 '버닝비버'보다 크지만 하나의 부스를 체험하기 위해 수십 분에서 수 시간 동안 대기 줄을 서야만 하는 '플레이엑스포'나 '지스타'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게이머 사이에서 전혀 바이럴되지 않는 이유를 알 수는 없으나 우선 나부터 방문하고 얼마나 즐거웠는지 포스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버닝비버'는 하루만 '찍먹'했던 지난번과 달리 사흘 중 꼬박 이틀을 방문했으며, 이틀 모두 열 시부터 폐장 직전인 오후 다섯 시 남짓한 시간까지 행사장을 누볐다.

 

 

 

보다 본격적으로 '버닝비버'를 즐기기 위해, 방문 전날 밤 행사 참가 부스의 모든 게임 트레일러를 보면서 위시 리스트를 작성했다.

 

 

 

● 겜알못도 즐길 수 있다! 겜슐랭 돌아다니며 '스푼' 적립 받는 게이미피케이션의 현장

2년 연속으로 DDP 아트 1홀에서 열린 '버닝비버'.

 

 

체감상 지난해보다 적은 관객이 방문한 듯해 속상했다. DDP가 행사장으로서는 SETEC이나 KINTEX에 비해 꽝이더라도 교통성만큼은 최고인데...

 

 

처음 '버닝비버'에 온 사람들은 단 한 장짜리 '팸플릿'을 받고 당황하곤 하지만...

행사장 입구 앞 창구에서 사전 예매 내역을 보여주거나 티켓을 현장구매하면 입장권팔찌와 <로스트 아크> 게임 쿠폰과 함께 '버닝비버' 행사 관련 팸플릿을 받게 된다. 입장권팔찌를 차고만 있으면 그날 하루는 오후 여섯 시까지 자유롭게 행사장 밖을 오갈 수 있어, '다시 들어오지 못하면 어쩌지?' 같은 생각을 할 필요 없이 맘 편히 바람을 쐬거나 동대문 구도심의 맛집에서 점심 식사를 즐기러 나갈 수 있다. <로스트 아크> 게임 쿠폰은 아직 안 써봐서 잘 모르겠지만 지난해에는 게임 플레이에 큰 도움이 안 되는 아이템 구성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눈여겨볼 것은 '버닝비버'를 타 게임 행사와 차별화시키는 단면 지류 팸플릿이다. 아무리 적어도 4~8페이지 구성으로써 참가 부스 목록과 위치, 메인 스테이지에서의 행사 스케줄 등이 빼곡히 적혀있는 일반적인 게임 컨퍼런스 관련 팸플릿에 익숙한 사람들은 처음 '버닝비버'의 팸플릿을 받고 당황하게 된다. 아무런 정보도 적혀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면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이제는 '버닝비버'만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은 '버닝비버 온라인 팸플릿'. 행사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개발자에게 상세한 피드백을 남기는 것도 가능하다.

'버닝비버 2024'에 부스로 참가한 인디게임을 카테고리별로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메인 무대에서 진행되는 행사의 스케줄 또한 제공하는 디지털 팸플릿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류 행사의 팜플렛이라는 게 들고 다니거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도 애매하고, 가방에 넣자니 일일이 꺼내고 넣는 게 번거롭기 때문에 이렇게 디지털 팸플릿을 제공하는 편이 훨씬 나은 것 같다.

 

디지털 팸플릿 웹사이트에 회원가입 하면 적립할 수 있는 '스푼' 또한 '버닝비버'만의 게임 컨퍼런스로서 차별화된 컨텐츠다. 행사장 곳곳에서 펼쳐지는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게임 시연에 참여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스푼'을 받을 수 있는데, 이 '스푼'은 퇴장 전 리워드존에서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평소 게임에 큰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정처 없이 행사장을 돌아다니다 볼멘소리와 함께 한두 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 게임 컨퍼런스인데, '버닝비버'는 '스푼'이라는 유인책으로써 이런 류의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게임 시연에 참여하고 흥미를 붙일 수 있게끔 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 입구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홀린 듯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했다.

지난해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버닝비버'는 방문한 사람으로 하여금 '이곳은 정말 게임에, 게임에 의한, 게임을 위한 장소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전시 공간을 조성해 놓는다. 시간적 여건만 되면 전국 어디서 열리는 게임 행사든 주저 않고 찾아가는 진성 겜덕들이야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비주얼적인 요소 또한 게임에 흥미를 갖게 해주지 않나 싶다. 

 

 

 

야시장의 노점 맛집과 같은 컨셉으로 꾸며진 게임 부스(좌), 일부 게임 부스에 붙은 '비슐랭 선정 인디게임 맛집' 마크(우).

올해의 '버닝비버'는 '인디게임 맛집 거리'에 놀러 가서 출시 예정인 갓겜을 '찍먹'한다는 컨셉으로 전시장이 꾸며졌다. 개발자분들도 이러한 컨셉에 맞춰 (아마도 스마일게이트에서 나눠줬을) 조리용 앞치마를 두르고 부스 앞에서 자신의 '인생 맛겜'을 찾아 동대문을 찾은 손님들을 열심히 호객하고 있었다. 일부 부스에는 '비슐랭 선정 인디게임 맛집' 마크도 붙어 있었는데 선정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래는 글쓴이가 금요일과 일요일에 '버닝비버 2024' 현장에 방문해 서른 개 남짓한 게임을 시연하며 반드시 구매해야겠다고 결심했던 '주관적 갓겜'들이다.

 

 

 

타임 스내처 핸디(Time Snatcher Handy)

괴도 고양이 'Handy'는 시간 박물관에서 '시곗바늘'을 훔쳤습니다. 시곗바늘의 힘을 이용해서 수많은 경비병들을 물리치고 탈출해야 합니다.

시곗바늘으로 시간을 멈출 수 있습니다! 적절히 사용하여 무자비한 탄막을 피하고, 순식간에 적들의 시야 밖으로 빠져나가 기습해보세요. 익숙해지면 어떤 상황이든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심하세요! 시간정지는 당신의 '시간'을 소모합니다. 적에게서 시간을 빼앗아 살아남으세요! 시간이 충분하다면 '시간 자판기'에서 다양한 효과를 가진 아이템을 구매해 강해져 보세요.

- Steam 게임 소개 문구

 

시간정지 탄막 로그라이크 게임. 액션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 저스트 회피 수준의 시간 멈춤 기믹을 넣는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시간 멈춤 기능을 적재적소에서 얼마나 잘 써먹느냐'가 게임의 핵심 요소였다. 비주얼도 취향 저격.

 

 

 

고양이와 비밀 레시피

귀여운 고양이 요정들과 함께 숲 속에서 마법과도 같은 힐링을 경험해보세요!

- STOVE 게임 소개 문구

 

숲속의 고양이 요정들과 함께 야시장을 경영하는 모바일 소셜 게임. 1년 전 버닝비버 때 한눈에 반해서 텀블벅 후원까지 결제했다. 예정된 정식 출시는 올해 초였으나 여러 문제 탓에 반년 가까이 발매가 미뤄져서 애간장을 태우고 있었는데, 1년 만에 다시 플레이해 보니 1년간 착실히 개발해 온 것 같아서 안심했다.

 

 

 

평생 갓겜 사랑해~!

...그리고 텀블벅 후원자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길래 키링 몇 개 주려나 했는데, 무려 담요와 장패드를 선물해 주셨다! 대박!!!! 출시되면 책상 위에 깔아둔 장패드도 이걸로 바꾸고 매일 밤마다 담요 둘둘 매고 플레이해야겠다. 쿄쿄쿄~

 

 

 

502호(Room 502)

‘내 인생에 특별한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현실은 지독하게 뻔하고 차가우니까.’

환상을 믿지 않는 고등학생 해은은 평범하고 편안한 삶을 목표로 기숙형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런데 새학기에 적응하기도 전에 들려오는 희한한 미스터리들.

언뜻 듣기에 판타지 같은 내용에 해은은 말도 안 된다며 코웃음치지만 해은의 룸메이트들의 두 눈은 반짝거린다. 세상이 그렇게까지 흥미롭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해은은 팔을 걷어붙이고 미스터리의 진상을 밝히고자 한다.

호기심 가득한 해은의 룸메이트 다희, 세린, 민영은 날카로운 조력자이자 든든한 협력자로 나선다.

- Steam 게임 소개 문구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냉소적인 주인공이 기숙사 룸메이트들과 함께 교내의 앙증맞은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추리 게임. 요즘 쏟아져 나오는 스탠딩 일러스트&하단 텍스트 박스 레이아웃의 추리 게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캐릭터들의 위치를 단면도로 보여주는 등 추리에 진심인 퀄리티였기에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너무 몰입한 나머지 데모 플레이 시간이 짧게 느껴졌던 게임.

 

 

 

타임 투 리브(Time To Live)

Time To Live는 한 여자와 함께 30일동안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살 충동을 가지고 있으며, 당신은 자신의 집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그녀를 구해 30일동안 보호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 30일동안, 당신은 그녀가 죽지 않도록 막고, 그녀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30일 후 그녀는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요?

- Steam 게임 소개 문구

 

이번 '버닝비버 2024' 최고의 컬트작. '프린세스메이커라이크육성시뮬레이션'을 표방하면서도 실상은 '히로인의 육성'이 아니라 '히로인의 스트레스를 낮추고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줌으로써 자살 시도를 예방'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인 게임 내용, 복고풍을 지향하는 것을 넘어 640x360 해상도의 EGA 16색 그래픽으로써 아예 MS-DOS 시절의 그 감성을 완벽히 재현해 버린 비주얼, 그리고 모두가 부지런히 네트워킹에 임하고 게임을 홍보함으로써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탄탄히 다지려 노력하는 동안 그저 부스 옆에 뒷짐 지고 서서 '내 게임이 마음에 안 들어도 너네가 안 사는 거 말고 뭘 할 수 있는데'라고 말하는 듯한 아우라를 풍기는 개발자님까지... 모든 요소가 혼합됨으로써 타 부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MS - DOS 기반의 운영체제를 사용해 본 사람들이라면 실소를 흘릴 수밖에 없는 유저 인터페이스.

화면 우측 하단에서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채 멀뚱히 눈알을 뒤룩거리기만 하는 Offic 길잡이 패러디 오브젝트, 그리고 게임 진행에 있어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 도움말 창까지... 게임 속의 모든 요소 하나하나가 MS - DOS 기반의 운영체제 혹은 DOS 기반의 게임을 플레이해 본 사람들로 하여금 실소를 흘리게 만들었다. 도트 그래픽으로써 과거의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게임은 많았지만 과거라는 카테고리의 깊숙한 곳에 처박힌 채 오랜 기간 꺼내지 않은 기억을 끄집어내는 게임은 '타임 투 리브'가 유일했다.

 

 

 

게임 속 하루가 마무리될 때마다 결산 창의 하단에 출력되는 '남은 날짜' 스테이터스의 정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직접 경험하는 것' 외에는 없다.

설명서 정독이 필요했던 그 시절의 게임들이 그랬듯 '타임 투 리브' 또한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되는 그 어떤 도움말도 제공하지 않는다. 전작 또한 편의성이라든가 게임의 친절성 부분에서 아쉬운 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피드백도 반영하지 않은 채 신작을 내놓은 것을 보면 '불편함도 고전 게임의 매력이다'가 개발자님의 신념인 듯하다.

 

일례로 가장 황당했던(그리고 충격적이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게임 속 하루가 마무리될 때마다 결산 창의 하단에 출력되는 '남은 날짜' 스테이터스였다. 게임에서 해당 수치에 대한 그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았기에 그저 '데모 버전이 끝나기까지 남은 시간인가 보다~'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저 수치는 히로인인 '그녀'가 자살을 시행에 옮기기까지 남은 날짜였다. 즉 배드 엔딩까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였던 셈이다. 플레이어는 '그녀'의 자살을 막기 위해 매일 '그녀를 선택한다' 커맨드를 클릭해야만 하지만, 인게임에서는 이 사실을 알 수 있는 방도가 없었다. 글쓴이도 어쩌다가 '그녀'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고, 뒤에서 뒷짐 지고 게임 플레이를 지켜보던 개발자님이 화면 우측 상단에 생긴 버프 아이콘을 눌러보라고 말해주고 나서야 알게 됐다(그러니까 그는 내가 배드 엔딩을 보거나 얼레벌레 '그녀'의 자살을 막아내는 데 성공하기 전까지는 이 요소를 말해줄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부스에 비치되어 있었던 개발자 노트의 일부.

'버닝비버'에 참가한 대부분 부스의 테이블 위에는 그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다양한 굿즈가 잔뜩 놓여 있었다. '타임 투 리브' 부스에는 어째서 이 게임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장장 12페이지에 걸쳐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은 개발자 노트가 놓여 있었다. 엔딩 컷신을 담은 21종의 포토 카드도 놓여 있기는 했는데 게임 로고도 없이 그림만 그려져 있었다. 여타 부스와 달리 딱히 적극적으로 타 부스 개발자들과 네트워킹을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는 정말 순수하게 자신의 게임을 세상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으로 '버닝비버 2024'에 참가한 것이다.

 

조금 날것으로 이야기하자면 예술가로서의 '야마'가 느껴져서 정말 좋았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 그리고 본작을 제작한 개발자를 알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버닝비버 2024'에 참가한 시간이 의미를 갖게 됐다.

 

 

 

길바테인 : 모험가 길드 사무소

"안녕하세요, 모험가님. 오늘은 어떤 퀘스트를 완료하셨나요?" <낮에는 진실을, 밤에는 맛을 탐닉하는 정통 판타지 시뮬레이션.>

- STOVE 게임 소개 문구

 

판타지 버전 'Papers, Please'. 중세 판타지 세계 속 모험가 길드의 접수원이 되어 퀘스트 의뢰서와 모험가가 들고 온 증거물, 모험가 등록증 등 다양한 단서를 통해 눈앞의 모험가가 정말 퀘스트를 완수했는지 구라핑인지 알아내는 추리 게임이다. 생각보다 단서를 찾기 어려워서 정말 내가 모험가 길드 접수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집중해야 했던 게임.

 

 

 

아이러니(IRONY)

2401년 먼 미래, 당신은 'PASSWORD' 사의 일개 용병으로, 굴지의 연구 시설 'UNDERDOG CORP.' 에 파견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허나, 연구시설은 이미 인체실험으로 인해 미쳐버린 실험체들로 가득합니다. 이름없는 용병인 당신은, 위험이 가득한 이 연구시설을 헤쳐나가며 'UNDERDOG CORP.' 를 고발할 수 있는 증거물들을 수집해 나가야 합니다. 물론, 생존도 중요하지만, 당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 Steam 게임 소개 문구

 

메트로배니아 요소를 가미한 강렬한 타격감의 하드코어 액션 플랫포머 게임. 개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연 빌드에 자잘한 버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열까지 서가며 시연에 참가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킬 더 위치(KILL THE WITCH)

" 모든 것을 다 쳐부숴주러 왔어.
먼지 하나조차 남지 않도록. "

인간들이 더 이상 불행하지 않기 위해 행복하기를 포기하여 '벌레'가 되어버린 시대.
야구 배트를 손에 꽉 쥐고 모든 것을 쳐부수는 한 마녀의 이야기.

- Steam 게임 소개 문구

 

1990년대 후반 플레이 스테이션1 시절의 감성을 살린 레트로풍 플랫포머 액션 게임. 상상 이상으로 비주얼이 괜찮았다.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도록 프로그래밍된 AI가 세상의 모든 분쟁과 괴로움을 없애고자 인간을 벌레로 도태시켰다'라는 배경 스토리까지 딱 세기말 게임스러웠다. '열혈경파 쿠니오군 외전 리버시티 걸즈', '메가맨 시리즈' 등을 재밌게 플레이한 경험이 있다면 즐겁게 할 수 있을 듯.

 

 

 

구구 피자 : 우주 정거장으로 피자 배달이라니? 사장님, 이건 좀 아니잖아요!

구구피자의 모토는 어디든 배달한다! 그래서 우주 정거장에서 들어온 파인애플 피자 주문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비둘기 배달원은 도시, 숲,하늘을 지나 우주로 피자를 배달하기 위해 고공 점프를 시작하는데...

- Steam 게임 소개 문구

 

아기자기한 비주얼의 라이트한 플랫포머 게임일 줄 알았으나 막상 시연해 보니 항아리게임라이크였다. 위 사진 속 등신 딱따구리같이 생긴 비둘기를 조이스틱으로 조작하는 동시에 LB&RB 키로 피자 박스가 쏟아지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 장애물과 충돌하거나 균형을 잃어버리면 비둘기가 세상 열 받는 오열과 함께 우당탕 넘어지며 피자 박스를 좌우로 흩뿌려버린다. 초반 구간을 플레이하다가 열받음을 참지 못하고 개발자님께 재밌게 플레이했다 인사드린 후 도망쳤다.

 

 

 

파멸의 오타쿠

주인공 진다연은 아이돌 캐릭터가 나오는 일본 게임, 「아이돌☆스타」의 열렬한 오타쿠입니다. 평소처럼 게임을 하던 주인공과 친구들은 일본 한정으로 「아이돌☆스타」 캐릭터 향수 굿즈가 발매된다는 소식을 입수하게 되었고, 주인공은 얼떨결에 향수 공동구매의 총대를 메게 됩니다. 주인공은 공동구매로 모은 돈을 홧김에, 사적인 용도로 모두 사용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 Steam 게임 소개 문구

 

'아이돌 수집·육성 게임에서 알게 된 온라인 지인들과의 굿즈 해외직구 총대를 멨다가 굿즈 구매에 사용해야 할 500만 원을 1년 치 밀린 빌라 월세와 본인 굿즈 구매에 몽땅 탕진해 버린 파멸의 오타쿠가 되어 현실과 사이버 세상을 오가며 다양한 사건을 체험하면서 2주 안에 목돈을 원상복구해야 하는 RPG'. 타겟층이 매우 확실했던 게임으로, 앞선 문구를 읽고 도파민이 돌았다면 당신의 취향에 맞을 가능성이 높다. 

 

 

 

마스터 피스(Master Piece)

플레이어는 검은 안개에 휩싸인 세상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원정대를 모집하고 여정을 떠납니다. 최적의 전략을 찾아 용병을 배치하고 적을 물리치며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야 합니다. 용병을 강화하고 특성을 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어야만 험난한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습니다.

- Steam 게임 소개 문구

 

보드게임을 연상시키는 덱빌딩 로그라이크 게임. Steam에 얼리 억세스 혹은 정식 출시의 형태로 발매된 게임들까지 전부 포함해 놓고 봐도 이번 '버닝비버 2024'에서 가장 퀄리티가 높은 게임 중 하나였다. Steam Deck 호환을 지원함은 물론 Mac OS로도 출시 예정이라고 하니 정말 만반의 준비를 했나 보다. 규칙이 직관적이라 비슷한 형태의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진입 장벽이 높지는 않으나 난이도는 만만치 않았다. 한 번 빠져들면 최소 20 ~ 30분은 부스를 떠나지 못하게 만들었던 마성의 게임.

 

 

 

피그말리온(PYGMALION)

피그말리온은 색의 성질을 이용한 퍼즐 게임입니다. 색깔 블록을 조작해 정해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세요. 일정한 제한 횟수 안에 모든 블록을 제거하면 스테이지가 클리어됩니다.

- Steam 게임 소개 문구

 

비주얼 노벨 요소를 가미한 퍼즐 게임. 지난 11월 말에 얼리 억세스 형태로 정식 출시되었다. 내년 초에 정식 출시 예정이며 모바일(iOS·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도 발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장 부스에서 안드로이드 태블릿PC로, 귀가 후 윈도우 환경으로 데모 버전을 플레이해 봤는데 모바일 포팅이 신의 한 수처럼 느껴졌다. 마우스로 플레이해도 재밌지만 터치로써 블럭을 맞춰 나가는 손맛이 일품이다.

 

 

 

오딜: 검은 오리 이야기(Odile: Black Duckling Tale)

메르헨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오딜 : 검은 오리 이야기’는 작은 오리가 되어 인간들의 힘을 빼앗아 성장하고 멀티엔딩을 수집하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예쁜 도트 그래픽, 동화같은 스토리, 재미있는 움직임의 NPC와의 상호작용이 주요 특징이에요.

- Steam 게임 소개 문구

 

개발사는 본작에 대해 스스로 '로판풍 액션 어드벤처'라고 소개하고 있다. 데모 버전을 시연한 직후 게임과 관련한 정보를 찾아보다가 해당 문구를 읽고 경악했다. 만일 이 게임이 로맨틱 판타지의 범주에 들어간다면 세부 갈래는 분명 '피폐물'에 해당될 것이다.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검은 오리'는 마법의 호수에서 태어난 부모도 이름도 없는 오리다. 병약한 공주 '오딜'이 '검은 오리'를 어여뻐해 종종 호수에 놀러 가고는 하지만, 그녀를 제외한 숲의 동물들과 왕국의 사람들은 '검은 오리'를 불길해하며 더러운 것 취급한다. 미운 오리새끼 이야기를 오마주한 전형적인 스토리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대충격

본작의 '검은오리'는 실제로 불길하며 가까이해서는 안 될 불길한 역병 오리다. 이 녀석은 흑마법으로써 생명체의 생명력을 빨아 들이는 것으로 삶을 연명하며, 생명력 게이지를 전부 빨아먹힌 피해자 및 피해 동물은 검은 불꽃에 휩싸여 소멸해 버린다. '검은오리' 또한 본인이 타자를 살해함으로써 살아가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에 튜토리얼에서 '목격자가 너무 많으면 곤란해져' 같은 소리를 서슴없이 한다.

 

 

 

그런 주제에 너무 많은 목격자가 발생해 포획 엔딩에 도달하면 눈물을 글썽이며 세상 억울하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야말로 어처구니없을 무일 따름이다. Steam 게임 소개란의 일러스트를 보아하니 결국에는 본인을 유일하게 사랑해 줬던 대상 또한 잡아먹어 버리는 모양인데 과연 세상에서 불쌍한 자가 본인밖에 없는 이 역병오리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게임이 정식 출시되면 직접 플레이함으로써 알아볼 예정이다( = 재밌고 흥미로웠어요).

 

 

 

모노웨이브(MONOWAVE)

감정의 실타래로 얽힌 세상, 네 가지 감정인 행복, 슬픔, 분노, 불안 정령을 조율하는 수호자가 있었습니다. 감정은 조화를 이루고 세상은 평온했지만,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재앙으로 수호자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남겨진 감정 정령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고립된 채 각자의 감정에 빠져들어 폭주합니다. 감정의 불협화음이 가득한 세계는 배려와 이해 대신, 갈등과 불신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 Steam 게임 소개 문구

 

양질의 플랫포머 게임이 쏟아져 나온 '버닝비버 2024'에서도 단연코 압도적인 퀄리티를 자랑했던 게임. 감정을 테마로 한 퍼즐 액션 어드벤처로, 감정의 수호 정령 '모노'를 조작해 형형 색깔의 감정을 이용함으로써 기믹을 풀어나가는 게임이다(이를테면 높은 곳으로 점프할 때는 '기쁨'을 얻어 껑충 뛰어넘어 가며, 좁은 통로를 지나가려면 '슬픔'으로써 흐물흐물한 상태로 변신해야만 한다). 플레이하는 내내 시·청각적으로 지루할 틈이 없는 게임.

 

 

 

● 집으로 가는 길에는, 키보드와 게임패드 없이 플레이하는 인디게임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인터랙티브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행사장 출구로 나가는 길목에는 <게임 밖의 게임>이라는 이름의 기획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단순 키보드와 게임 패드, 터치스크린으로 플레이하는 방식이 아니라 색다른 요소로써 조작하는 인터랙티브 게임들을 모아놓은 공간이었다. 

 

 

 

참신한 게임성으로 인해 지난 수년간 게임 컨퍼런스의 단골 손님으로 참가하고 있는 'RP7'(좌), 2024년에 오프라인 행사에서 마주할 줄은 몰랐던 '스크롤 매니악!'(우).

'캐릭터를 컨트롤하는 대신 캐릭터의 이동 경로에 배치되어 있는 일곱 개의 슬롯을 세팅함으로써 던전을 탐사한다'라는 독특한 컨셉의 인디게임 RP7이 페달로써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게끔 개조된 모습으로 해당 전시에 참가했다. RP7의 경우 워낙에 독창적인 게임성으로서 지난 수년간 국내·외 게임 컨퍼런스에 출품되어 호평받던 게임이기에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최초 빌드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어느덧 13년 전인 지존핑크님의 '스크롤매니악!'이 출품된 것은 꽤나 놀라웠다. 2024년 현시점에서 플레이해도 여전히 재미있었기도 했고. ㅋㅋㅋㅋㅋ

 

 

 

1980 ~ 1990년대 패미콤&슈퍼패미콤 게임기에서 종종 발생했던 글리치 현상을 이용해 스피드런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베어러너 애니% RTA'. 좌측 사진의 패미콤 기기에 꽂혀있는 팩을 손바닥으로 쾅쾅 내려치는 것이 공식적인 조작법이다.

 

 

 

● 안 쓴 스푼은 다 쓰고 가야 하니까

행사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폐막 한 시간 전인 오후 다섯 시간까지,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이 부스 저 부스를 오가며 열심히 뽈뽈거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둑하게 스푼이 쌓였다. 앞서 소개했듯 온라인 팜플렛에 적립한 '스푼'으로 다양한 굿즈를 구매하거나 경품을 추첨하고 타로점을 보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럭키비키 타로

회전율과 고객의 기분을 신경 쓸 필요가 없어준 역술인의 타로점은 신랄했다...

가장 인기 있는 스푼 사용처 중 하나는 바로 타로점을 보는 것이었다. 보통 밖에서 타로점을 보려면 만 원에서 이만 원 정도의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네 개의 게임만 시연해도 타로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금요일에는 게임 세 개만 시연해도 됐다). 행사 마지막 날이었던 일요일날의 오후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타로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스마일게이트로부터 사흘 치 보수를 지불받아서인지, 역술인 분들께서 회전율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한 명 한 명 정성껏 점을 봐주셨다. 문제(?)는 이분들 입장에서 눈앞의 고객이 기분이 좋아진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든 나빠진 채로 떠나든 상관없어서인지, 정말 일말의 입에 발린 말도 안 해주셨다는 것이었다.

 

1일차에 내년 운세와 관련된 점을 봤을 때 여러 번 타로 카드를 뽑게 해주시는 등 정말 오랜 시간 정성껏 점을 봐주셨지만 모든 결과가 나빴다. 이를테면 A와 B를 두고 고민 중이라는 말씀을 드리자 둘 중 무엇을 골라도 힘들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신년 운세에 대해서는... 최소 7월까지는 원하는 소식이 없을 거란다. 3일차에 함께 간 친구들 역시 별반 다를 바 없는 운세를 점지받았다. 

 

 

 

사진 촬영

이... 이게 뭐묘?

진심 당혹스러웠다. 지난해에는 인생네컷 비스무리한 기계 가져다 놓고 버닝비버 테마 프레임의 네 컷 사진을 촬영하는 포토 부스가 있었는데, 올해는 '사진 촬영' 버튼을 누르면 포즈를 정할 틈도 주지 않고 곧바로 사진을 찍어버린 뒤 토이 카메라만도 못한 자글자글한 화질의 흑백 사진 한 장 영수증 종이로 출력해서 줬다. 진심 무슨 생각이지?????

 

 

 

럭키비키 비버 뽑기

엄지손가락만 한 버닝비버 스티커 한 장부터 로스트 아크 모코코 피규어까지 다양한 경품을 뽑을 수 있는 이벤트였다. 바로 위에서 소개한 '사진 추첨'과 같은 개수의 '스푼'을 요구했다. 타로는 대기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리고 굿즈도 이렇다 할 매력적인 물건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쓸 데는 많지만 쓸데없는 '스푼'을 탕진하기 위해 10연차씩 돌리곤 했다.

 

1일차 때 타로점을 보고 구매하고픈 모든 굿즈를 구매했기에 '스푼' 사용처가 마땅치 않았던 일요일 오후의 글쓴이도 600개의 스푼을 탕진하기 위해 20연차를 돌렸다(630스푼 중 30스푼은 위에서 소개한 당혹스러운 사진 촬영하는 데 썼음). 모코코피규어키링로스트아크다이어리아트북장패드 떴냐!!!!!!!!!!!!!!!!!!!!!!!!!!!!!!!!!!!!!!!!!!!1111

 

 

 

 

 

 

 

 

 

 

 

 

 

 

 

 

 

 

 

 

 

 

 

 

 

 

 

 

 

 

금요일 하루 동안 스무 곳에 가까운 부스를 돌아다니며 받은 굿즈들^_^

'스푼' 사용처가 타로점 보기 외에 마땅치 않았다는 소소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인디게임 러버로서 115% 만족스러운 행사였다. 스마일게이트의 전폭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2년째 이렇다 할 입소문을 타지 못하는 것이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이다. 인디게임 관련 오프라인 행사를 찾으시는 분들이 이 글을 읽고 한 분이라도 더 많이 내년 '버닝비버'에 참가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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