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4

후기/단막극
이강백, 「결혼」(1973)

「결혼」의 작가인 이강백씨는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다섯』이 당선된 이후 평생을 전업극작가로 활동하며 희곡계에 몸담고 계신 분이다. 이강백 작가의 작품들은 대게 우의적 기법으로 일관되며, 이로써 현실의 정치논리에 초점을 맞추고 그 생리와 작동원리를 드러내거나 물질적 현란함과 가시적인 것들을 비판하고 진실이나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다루는데, 「결혼」은 후자로 분류된다. 「결혼」은 1074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강백은 1970년대 작품에서 눈으로 확인이 불가한 권력에 의해 개인들의 생활 전반이 지배당하는 구조를 드러냄으로써 지배권력의 구조와 생리를 비판했으나, 이는 「결혼」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이다. 「결혼」의 특징으로 들 점은, 작가 노트에 적혀있는 본 작품의 무대 설정이다. 작가..

후기/단막극
오영진 - 정직한 사기한(1949)

작가인 오영진 씨는 해방 전에는 국산품 장려운동을 벌이던 아버지와 함께 민족운동을 하였으며, 해방 후에는 공산주의 사상에 호의를 가졌다가 공산당의 행보에 좌절감을 느끼고 왈남하였다. 그렇기에, 그의 희곡에서 드러나는 자본주의 체제 남한의 사회상에 대한 비판은 '북한이 답없음에도 불구하고' 남한도 어지간한 노답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신뢰가는 증언이 간다. 본 작품이 처음 발표된 시기는 1949년. 작가는 제 1회 남녀 대학 연극 대회에 참가해 시공관에서 본 작품을 초연하기 약 1년 전에 북한이 파견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에게 총격을 받았다고 알려져있다. 북한의 체제에 실망해 월남하였으며 이 행위로 보복을 당한 것일지도 모르는 인물. 이러한 사람이 남한으로 넘어와, '갓 한국에 온 사람'의 시선에서 담아낸 광..

후기/단막극
신명순 - 전하(1962)

작가 신명순씨는 불과 스무 살의 나이에 추후 50년이 넘어서도 한국 대표 단막극선에 실려 읽히는 등 위대한 단막희곡을 써낸 작가이다. 당시에는 처음 유입되던 단계로 생소한 성격의 서사극 이론을 활용해 전하를 집필하였고, 이후에도 상당히 도전적인 작품을 써내서 오늘날에는 저항적인 성격의 작가라고 불리고 있다. 그러나 20대 초반에 몇 작품을 써냈을 뿐, 무슨 이유에선지 이후 창작을 그만두었다. 서사극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개인적으로는 극중극이라는 요소가 상당히 돋보였다. 단순히 학생들이 연극 속에서 또하나의 연극을 하는 것뿐이 아니라, 이들이 극중극에 들어가기 전에 보인 태도를 비교해가며 봄으로써 해당 작품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후기/단막극
박조열 - 관광지대(1963)

1930년 출생인 박조열 씨는, 한국전쟁 중에 월남한 인물이다. 이 때문인지 남북문제에 관한 희곡을 많이 집필하였다. 1963년은 박정희 前 대통령이 제 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시기로, 본격적으로 문화 검열이 시작될 것임을 의미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한편 1960년대는 4.19 혁명 이후 통일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게 되었으나, 남한의 공산화를 바라던 북한의 공작과 박정희 정권의 반공 체제가 대립하는 등 실제로는 통일 가능성은 없었을 것이다(현대사를 정확하고 자세히 몰라서 확신조로 쓸 수가 없었다). 관광지대는 말로만 남북통일 얘기가 나오고 실제로는 아무런 진전이 없는 양국의 세태를 비꼰 작품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당시의 시대적 특성상 남북문제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만 했기 때문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