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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단막극

윤대성 - 출발(1967)

  작가 윤대성 씨는 1939년 만주 목단강 주변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해방 후 서울로 월남하였고, 연세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1962년에 개설된 드라마 센터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이후 한일은행에 취업했다가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전업 극작가가 되는데, 이 때 당선된 작품이 바로 『출발」이다. 이 작품은 1967년에 발표된 것으로, 작가는 불과 서른도 되지 않은 나이에 이러한 파란만장한 생애를 보낸 것이다.


  윤대성 씨는 수십 년에 걸쳐 활동을 하는 동안 다양한 주제의식이 담긴 작품들을 발표하였는데, 이 중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의 작품들은 다양한 연극 양식들을 활용하여 사회 전반의 문제의식을 날카롭게 드러낸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출발은 이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대에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두 등장인물, '사내'와 '역원' 간의 대립적 관계가 두드러지는 작품이었다. 처음 간이역에서 마주쳤을 때 둘은 서로를 모르기에 데면데면하게 대하지만, 대화가 진행됨에 따라 상대방이 마리아가 사랑했던, 마리아를 나랑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었던 연적임을 알게 된다. 꿈을 찾아 사랑하는 이에게서 떠난 '사내'와 마리아를 찾아 기차에 몸을 던지는 '역원'의 모습은, 참 낭만적이라서 오히려 비극적이다.


  제목이 왜 출발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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