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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으로 잘 만들어진 것과, 노래 가사로 잘 만들어진 것은 참 다르다"

"우리가 좋은 가사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1980~90년대에 인기 있던 민중 가요 (1986) 같은 작품은, 그저 노래로 부를 때에는 그 가사 구절구절이 감동스럽습니다. 그런데 가사만 놓고 찬찬히 살펴보면, 정말 이상합니다.  "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어머니의 눈물이", 첫 소절의 가사가 이렇게 끝납니다. 그 다음 소절이 "가슴 속에 사무쳐 오는"으로 시작하는데요. 뭐가 사무쳐 오죠? 앞 소절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어머님의 눈물'이 사무쳐 온다고 봐야 하는데, 음악의 흐름은 네 마디씩 소절로 끊겨 있으므로, 노래를 부를 때 '어머님의 눈물'과 '사무쳐 오는'을 의미로 연결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 다음 소절이 "민중의 넋이 주인 되는"으로 시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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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안(James An) 'Role Model'&'One for the old school' 분석 - "폭력적인 사랑과 평화"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국힙 래퍼 제임스안이 기습적으로 싱글 'Role Model'을 냈다. 믹스테잎 두 개도 대학원 과정에서 낸 걸로 알고 여러모로 커리어 자체가 전업 래퍼와는 거리가 멀어서 다음 신곡이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거니 싶었는데, 정말 아무런 예고도 없이 신곡을 발표했다.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신곡의 제목 'Role Model'은 두 달 전 발표했던 싱글 'One for the old school'에서 언급했던 단어다. 제임스안은 'Old for the old school'에서 '하버드 석사' 학벌을 Flex한 자신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됨으로써 리스너들을 교육하여 사랑과 평화를 퍼뜨리겠다는 야심찬 내용의 가사를 담았다. Along with my haters Balck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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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타이거 JK : 제임스 안

한국 힙합계의 역사를 뒤집어놓은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의 10번째 시즌이 드디어 끝을 맺었다. 어설프게 힙합스러움을 추구하던 슈스케 짭 예능으로 시작한 쇼미더머니가 의도적으로 힙합스러움을 배제한 프로그램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면, 10년이라는 세월의 깊이에 대해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지난 시즌의 대성공과 '디 오리지널'이라는 거창한 캐치프라이즈에 설렘을 느끼며 시청했다가, 파이널까지 '오리지날 힙합'은 온데간데없이 락과 팝 그리고 싱잉으로 범벅인 무대를 지켜봤던 마니아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회수는 잘 나왔고 화제성 또한 여전했으며 음원 차트는 올킬까지 달성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니 설령 내년에 쇼미11이 제작되고 그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더욱 옅어진다 한들 그 누구도 뭐라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