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까지는 게임을 별로 안좋아했고
2016년부터는 매년 지스타가 열릴 때마다 뭔가 시간이 애매해서 가질 못했다
그런데 올해에도 안 가면 왠지 영영 안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제 밤에 심야 버스를 타고 부랴부랴 부산에 내려갔다
다섯 시에 첫 차를 타고 해운대에 가서 바다 구경을 하다 국밥을 먹은 뒤
오전 여덟시 즈음 벡스코에 도착해 현장구매 줄을 섰는데 어마어마한 인파에 할 말을 잃었다
친구들이랑 삼삼오오 함께 온 사람들부터 아마 똑같은 취미(게임)를 공유할 것으로 보이는 커플들,
시간은 없으나 게임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을 중년층까지 연령대가 정말 다양했다
가장 놀랐던 것은 부모님 손을 잡고 싱글벙글해하며 줄을 기다리는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가 부모에게 지방에서 열리는 게임 축제에 데려가달라고 떼를 쓴다?
바로 사랑의 회초리 30대형에 처해진 뒤 방에 갇혀 밀린 구몬 숙제나 하며 주말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아이들이 놀이동산에 가듯 부모 손을 잡고 게임 페스티벌에 놀러오는 시대가 된 것이다
세상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지스타 표를 구입하고 벡스코에 입장하기 전 찰칵~!
과연 저 커다란 전시장 안에서 어떤 즐거운 게임과 행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며 즐거운 상상을 했다
이 때가 제일 즐거웠다
대부분이 모바일 게임이었다
펄어비스는 아마도 신작겜 시연은 안하는 것 같았고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같은 모바일 게임들을 시연 중이었다
그나마 Mihoyo에서 홍보하던 원신 임팩트가 PC&콘솔 게임이었던 듯하다
대기업 부스는 행사나 시연 한 번 참여하려면
못해도 30분에서 한시간 정도 줄을 서야만 했는데
그닥 세나 레볼루션 같은 겜을 그렇게 기다리면서 하고 싶진 않았다
중소기업 부스들은
대부분
이런 모바일 겜을 시연중이었다
킹스 히어로즈 부스의 경우 가만히 서서 구경하고 있자니 사장님으로 보이시는 분이 다가오시더니
"클래시 로얄 알지 클래시 로얄? 이게 그거 비슷한 게임이야~ 여기 드래곤 나오고! 마법사 나오고!"
하면서 설명하시는데
잘 모르겠다 겜이 흥할련지는
대학 부스가 제일 재밌었다
학생들 창의성이 돋보이는 겜들도 많고 해서 좋았다
특히 청강대는 '이게 졸작이라고? 웬만한 겜보다 더 재밌는데?' 싶은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졸작 보자고 지스타까지 네 시간 걸려 버스를 타고 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모바일게임을 좋아해서 리니지2M 같은 게임들이 언제 나올지 콩닥콩닥 가슴 졸이고 있는 사람들
버블디아 감스트같은 유튜버, 스트리머들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코어 게이머, 콘솔 게이머, PC 게이머들에게는 시간낭비 돈낭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나는 여덟 시간을 왕복하고 몇 시간을 걸려 티켓을 구입하면서까지
모바일 게임과 스트리머들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불만족스러웠고 다시 갈 일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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