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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소프트웨어

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 테스트 후기 : 운영 의지 있을까?

모바일 디바이스로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기 어려운 2022년입니다. 스마트폰의 태동기 때만 해도 템플런이나 앵그리버드처럼 10~20분 정도 자투리 시간을 투자하는 게임이 대세였지만, 이제는 자동 사냥 게임이든 수동 조작을 요구하는 게임이든 최소 한두 시간 이상을 소비해야만 합니다.

 

모바일 게임에 진득한 플레이가 요구되니 과거에는 없었던 여러 문제점이 생겨났습니다. 핸드폰으로 핸드폰 게임을 하자니, 전화도 하고 카톡도 하는 데 써야 할 배터리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블릿 PC나 모바일 게임용 서브 스마트폰을 따로 마련하는 게이머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대다수의 사람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격이라며 꺼리는 해결책입니다.

 

특히 하루에 서너 시간 이상 플레이해야 할 RPG 장르의 경우, 태블릿PC 혹은 서브 휴대폰을 장만했다고 해도 영 부담스럽습니다. 배터리 수명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작은 편의에는 큰 책임이 따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수많은 모바일 게이머들에게 있어 '블루스택', '녹스 앱플레이어', '미뮤앱플레이어' 등의 PC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 프로그램은 선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디바이스에 비해 우월한 PC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임에도 프레임이나 그래픽 면에서 불안정성이 크고, 채굴 이슈도 있어 많은 사람이 찜찜해 하는 실정입니다. 저 역시 채굴 이슈가 부담스러워 배터리 수명 감소를 감수하고 아이패드로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는 편입니다.

 

분명 템플런과 앵그리버드만 깔려도 쏠쏠히 쓸만한 스마트폰으로 받아들여지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핸드폰 게임을 핸드폰으로 해도 태블릿PC로 해도 컴퓨터로 해도 불만족스러운 말도 안 되는 디스토피아가 도래하고 말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 서울경제)

이러한 상황에서 구글이 출시한 공식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 프로그램 '구글 플레이 게임즈'는 난세의 구세주가 되어줄 수도 있습니다.

 

우선 구글에서 직접 제작해 배포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중국발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와는 달리 보안과 관련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히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가상머신으로 구동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게임사에서 개발한 PC 버전 빌드를 '구글 플레이 게임즈'를 통해 제공하는 형식입니다. 사실상 모바일 게임을 PC 버전으로 새로 만든 것이나 다름 없으므로, 최상의 그래픽과 프레임 속에서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설레는 이야기인가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콘솔·PC 게임을 할 시간이 없으면 모바일 게임으로 대리만족이라도 하고 마는 코어 게이머로서, 모바일 게임계의 새 역사가 탄생할지도 모르는 순간을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었습니다. 베타 테스트 신청을 했고, 오늘 새벽에 구글로부터 메일이 오자마자 곧장 설치했습니다.

 

 

■ Windows 10 Home Edition 사용자는 Hyper-V 별도 설치 필요

베타 테스트 신청을 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구글 플레이 게임즈'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구글 플레이 게임즈' 프로그램은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치고 상당히 높은 사양을 요구하기 때문에,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PC 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테스터의 PC가 구동에 적합한 성능인지를 확인해야만 합니다.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Windows 10 이상의 운영체제/20GB 이상의 저장 공간이 남아 있는 SSD/외장 GPU/8코어 이상의 CPU/8GB 이상의 RAM

 

다행히 작년 말에 장만했던 노트북의 스펙이 상기한 조건을 모두 충족해, 설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

 

 

 

'호환되는 PC 기기 및 구성'이라고만 적어두면 대체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나요...

을 줄 알았는데 다운이 안 됐습니다. '호환되는 PC 기기 및 구성'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노트북이니 키보드야 달려 있고 마우스도 꽂아놨는데, 여기서 무슨 기기 구성을 더 해야 한다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관련 정보를 찾아보려고 해도 구글에서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이제 겨우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구글링을 해도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한참을 헤맨 후에야 디지털카메라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의 유저로부터 문제를 진단받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구글 플레이 서비스' 또한 결국 윈도우 OS 안에서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를 구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상화·Hyper-V 옵션을 수동으로 켜줘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Windows 11은 tpm2.0 옵션 등을 조작해야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호환되는 PC 기기 및 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윈도우 시작 버튼 마우스 우클릭 - [앱 및 기능] - [선택적 기능] - [기타 Windows 기능]' 순으로 이동한 다음 비활성화되어 있는 [Hyper-v]의 도구 상자 창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Hyper-V는 윈도우10 프로/에듀케이션 에디션에서만 기본으로 제공하므로 홈 에디션 유저의 경우 직접 Hyper-V를 설치해야만 합니다.

 

 

 

ㅋㅋㅋㅋ 비타~ 꺼져~~ 이제 폰으로도 폰게임 하고 컴으로도 폰게임 할거야~~~

 

 

■ '기적의 검', '꿈의 집'을 최고사양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고?!

우여곡절 끝에 설치한 '구글 플레이 게임즈'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약 스무 개 남짓한 게임만이 스토어에 올라와 있었고, 그나마도 '아스팔트 9 : 레전드'를 제외하면 PC 플레이의 필요성을 느낄 수 없는 저사양 게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아스팔트 9 : 레전드'는 업데이트 패치 관련 오류로 인해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했습니다.

 

국산 게임은 '트릭스터M',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 '프로야구H3', '서머너즈 워', '쿠키런 : 오븐브레이크'가 있었습니다. '트릭스터M'부터 '프로야구H3'까지의 NC 소프트가 발매한 모바일 게임들은 이미 퍼플을 통해 PC에 최적화된 환경 속에서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구글 플레이 게임즈'로 플레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서머너즈 워'와 '쿠키런 : 오븐 브레이크'는 휴대전화로 플레이해도 핸드폰 수명에 큰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저사양 게임입니다.

 

다시 말해서, '구글 플레이 서비스'를 통해 PC로 플레이할 만한 게임이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구글 플레이 서비스'를 통해 구동한 '기적의 검'. 알 수 없는 오류로 인해 게임 실행이 불가능했습니다.

 

 

'구글 플레이 서비스'로 플레이한 'Top War : Battle Game'. 구동은 잘 됐지만... 정말 이 게임을 고사양 에뮬레이터까지 설치해가며 PC로 해야 할까요?

 

 

'쿠키런 : 오븐 브레이크'. 매우 잘 돌아갔습니다. 이 게임을 PC로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지만...

 

 

■ 구글은 '베타 테스트'를 통해 무엇을 테스트하려고 했는가?

2011년에 아이팟 터치 1세대로 즐겨했던 쿠키런을 고사양 노트북으로 플레이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글 플레이 서비스'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① Windows 10 이상의 운영체제와 ② 20GB 이상의 저장 공간이 남아 있는 SSD, ③NVIDIA GeForce GTX 600 시리즈 이상의 외장 GPU, ④ 8코어 이상의 CPU, 그리고 ⑤ 8GB 이상의 RAM을 가진 PC가 필요합니다. 그런 PC를 요구하는 고사양 에뮬레이터 프로그램을 설치했더니 '기적의 검'도 구동이 안 됩니다. 도대체 구글은 이번 베타 테스트를 통해 무엇을 테스트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모바일 게이머들의 인내심?

 

 

ㅋㅋㅋㅋㅋㅋㅋ 비타~~~ 다시 돌아와~~~~~

 

 

구글 플레이 서비스~~~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