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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소프트웨어

마비노기 : 로나와 판의 판타지 라이프(2004)

때는 어제 오후

 

갓데리아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도중

 

영풍문고에서 고전 명작 DVD를 3장 9900원에 판매중인 광경을 목격했다.

 

로마의 휴일, 레옹, 벤허, OK 목장의 결투 등등...

 

아마 책방 창고에서 최소 10년, 평균 20년은 먼지 먹으며 박혀 있었을 듯한

 

온갖 고전 영화들이 가판대에 꽂혀 있었고

 

 

 

그 사이에 마비노기 DVD가 마치 자신도 고전 명작이라는 듯

 

뻔뻔하게 낑겨 있었다.

 

 

 

그 누가 레옹, 벤허 등의 명작이 무수히 꽂혀있는 가판대에서

 

마비노기 DVD를 꺼내 계산대로 가져가겠는가?

 

분명 특별 세일 기간이 끝날 때까지 그 누구의 선택도 받지 못하고

 

다시 창고에 들어가 책방이 망할 때까지 다시 먼지만 먹든가

 

아니면 쓰레기통으로 직행해 영원히 개봉되지 못할 게 뻔했다.

 

그래서... 사왔다.

 

 

 

DVD곽 뒷면의 설명에 따르면

 

2004년 봄에 온게임넷에서 방영되며 수많은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는데

 

그 시절 온게임넷은 잘 모르겠고 찾아보니깐 데브캣에서 마비노기 홍보하려고 만든 영상이었댄다

 

 

 

이 DVD는 별도로 판매했던 DVD는 아니고

 

당시에 길거리나 서점에서 홍보용으로 나눠주거나 정액 서비스를 결제한 유저들에게 보내줬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컴퓨터에 DVD를 삽입하면 2004년 당시의 마비노기 게임 클라이언트를 설치할 수도 있다.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빨랐던 것도 아니기에, 이런 식으로 홍보하는 온라인 게임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최소사양을 읽어보니 크아를 못 돌리는 사양도 의외로 많았던 당시의 가정집 컴퓨터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혹시 마비노기 팬들 사이에서는 비싸게 거래되는 DVD가 아닐까 하고 검색해봤는데

 

중고나라에서 만원에 거래되는 걸 보고 그냥 포장을 뜯었다.

 

처음 케이스를 열자마자 코를 찔러오는 16년 묵은 플라스틱 냄새가 압권이었다.

 

 

 

동봉된 소책자에는 마비노기가 얼마나 갓겜인지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2004년산 DVD(기스 없음)

 

 

 

당시에는 컴퓨터에 DVD 드라이브가 달려있는 게 당연했지만, 오늘날에는 그렇지 않다.

 

내가 지금 사용중인 컴퓨터에도 DVD 드라이브는 없기에

 

블루레이, DVD 플레이어로도 사용 가능한 플레이스테이션4에 마비노기 DVD를 넣었다.

 

언젠가 USB가 한 물 간 규격으로 취급되는 시대도 올게 될까?

 

 

 

로ㅡ나와 판의 판타지 라이프

 

스페셜 피처 메뉴에서는 유튜브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2002년 대한민국 게임대전에서 공개된 홍보용 영상, 오픈 베타 프로모션 영상, 인게임 카툰 랜더링 제작 영상

 

그리고 홍보용 디스플레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본편은 사실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지만, DVD 실기로 보는 것은 또 기분이 다르므로

 

이왕 DVD를 넣은 거 한 편 정도는 감상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본편 영상은...

 

 

 

2004년 당시의 마비노기 인게임 영상을 녹화한 것이었다......

 

 

 

중간중간 마우스 포인터가 후다닥 화면 바깥으로 도망치기도 했고

 

 

 

로아와 판이 상점에 가면 상점에서 잡담하던 2004년의 마비노기 유저들이 그대로 나왔다 

 

 

 

중간중간 마비노기 플레이 팁도 나왔는데

 

NPC 상점에서 아르바이트가 가능한 MMORPG 게임은 처음 봐서 조금 끌렸다

 

 

 

본편 영상을 잠깐 감상하다가 2004년의 초창기 게임 파일을 받기 위해

 

작은방에 있는 DVD 드라이브 딸린 컴퓨터에 CD를 넣었다.

 

 

 

컴퓨터가 죽으려고 한다

 

 

 

DVD를 바로 넣는다고 해서 뭔가 실행되지는 않고

 

mabinogi_dvdmenu.exe라는 파일을 더블클릭해야 했는데

 

이게 원래 이런건지 아니면 윈도우10이라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다.

 

 

 

썸네일 아이콘이 어디서 많이 보던 거다 싶었는데 플래시 플레이어 7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 야후꾸러기 플래시마당 유행할 때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다

 

 

 

영상은 아까 봤으니 됐고 프로그램 설치 버튼을 누르면

 

 

 

호환성 문제로 한 번 튕기고

 

 

 

2000년대 초반의 중붕이들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을 설치창이 뜬 뒤

 

 

 

게임이 설치되는데 100메가밖에 안 돼서 그런지 3초도 안 돼서 바로 설치된다

 

이제 중세 마비노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일까?

 

 

 

온라인게임이니 실행이 안 될 것은 예상했지만

 

너무 옛날 클라이언트라서 그런지 패치조차 안 되는 모습을 보고 우럭다

 

 

 

컴퓨터에 마비노기 DVD를 넣으면 게임 구클라 파일 말고 고음질 ost와 월페이퍼도 받을 수 있는데

 

 

 

월페이퍼 파일은 최대 1600x1200 해상도까지 있어서 놀랐다

 

2004년에 저 정도 해상도 모니터가 있었나? 

 

 

 

 

 

 

이제는 시대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잊혀진 중세게임이 되어버린 마비노기.

 

설마 이 글을 읽은 사람 중 할만한 MMORPG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게이머가 있다면,

 

신종 코로나로 인해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 이번 주말, 한 번쯤 플레이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