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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래퍼 제임스 안(James An) 앨범 음감회 다녀오다

(이미지 출처 : James An 개인 SNS)

2020년 엠넷(Mnet)의 인기 힙합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쇼미더머니10'에 단 4초 동안 출연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불러 모았던 래퍼 제임스 안(James An)이 데뷔 후 첫 EP 단위 앨범인 <No Friends, Must Party>의 발매를 예고했습니다. 방송 출연 이후 적잖은 하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단 4개의 음원만을 발표했던 그는 이번 앨범이 '정규' 단위 앨범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음악 감상회를 기획하기도 했는데요,

 

 

 

갓직히 성덕이라고 생각하면 개추ㅋㅋ

지난해 'The Art of Hip Hop' 부스의 기획에 제임스 안이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코엑스까지 헐레벌떡 달려가서 어반 브레이크 2023을 관람했(고 제임스 안과 사진을 찍었)던 저로서는

 

그야말로 기쁨의 공중제비를 360바퀴 돌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었답니다*^^*

 

팬이 된 지 4년 만에 드디어 EP 단위 앨범을 내다니!!!!!

 

 

 

넘 기대해서 달력에 날짜까지 적어뒀어요+_+

 

 

 

음감회가 열린 장소의 입구 앞에는 제임스 안이 필굿뮤직 직원으로 일하며 인연을 맺었던 타이거JK와 윤미래, 비비의 앨범 발매 축하 화환이 있었어요~

 

 

 

고풍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앨범감상회^^

이번 앨범감상회는 삼성동에 위치한 'REALATION SPACE'에서 진행되었는데요

 

관리하시는 분이 제임스 안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무료로 전시 공간을 대여해 주셨다네요

 

대박스

 

 

 

제임스 안의 반려견 SASHA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었던 앨범 아트

제가 음악 감상회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다른 분들도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음악 감상회 행사 전후로 감상 공간 뒤편에 위치해 있던 오브제 전시 장소에서 피지컬 앨범과 앨범 아트 포스터를 판매 중이었어요

 

 

 

덕후 특 : 앨범 한 장만 안 삼

아직 어떤 음악인지 듣기 전이었지만 그래도 이 경사스러움을 기념하고 싶어서

 

제 소장용 앨범 한 장과 음감회에 함께 와준 친구를 위한 앨범 한 장, 선물용 앨범 한 장까지 총 세 장을 구매했어요

 

포스터는 지갑이 갑작스러운 충동 소비에 너무 아파하길래 차마 구매하지는 못하고 눈으로만 구매했답니다ㅜ

 

 

 

당연하지만 함께 사진도 찍었어용*^^*

 

 

 

앨범감상회 전후로 해서 제임스 안의 앨범에 영감을 준 오브제에 대한 전시회가 진행됐어요

 

 

 

이번 앨범의 커버 모델이기도 한 반려견 SASHA와 함께 한 즐거운 시간들을 담은 사진과 랩 재능기부를 했던 당시의 자원봉사 인증서부터 해서,,,

 

 

 

티셔츠나 나무위키에서 긁어 온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 대사 스크립트까지, 정말 앨범에 영감을 준 모든 것을 전시 중이었어요

 

 

 

오늘 제일 후회되는 일 : 집에서 밥 먹고 온 것

앨범&포스터를 판매하던 테이블과 오브제가 전시된 벽 사이에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산해진미가 있어서

 

'뭐지? 이것도 일종의 전시 오브제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음감회에 와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요깃거리였어요ㅇ0ㅇ;;;;; (참가 비용 무료였음

 

안타깝게도 오기 직전에 점심 식사를 했던지라 마카롱과 커피 한 잔으로 만족해야 했답니다

 

굶고 올걸~!

 

 

 

오후 3시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음악 감상회,,,

제임스 안의 이번 앨범은 할란 엘리슨(Harlan Ellison)의 고전 SF 소설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1967년의 명작을 2024년의 제임스 안이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 결과가 바로 'No Friends, Must Party'라는 제목의 앨범이라는 것이고요. 이번 작품으로써 표현하고자 했던 메시지 또한 '나 자신이 생각하는 오늘날의 디스토피아'라고 하네요.

 

앨범명과 전반적인 컨셉 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오마주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웨스트 코스트 풍의 올드스쿨 비트 위에서 제임스 안 특유의 쫀득한 붐뱁이 펼쳐진 1번 트랙 'GTA'의 경우 대놓고 동명의 인기 콘솔 게임인 'GTA 시리즈'를 패러디한 노래입니다. 다만 범죄조직의 일원인 주인공이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게임이라 하여 풀 네임이 'Grand Theft Auto(위대한 차 도둑)'인 동명의 게임과 달리, 제임스 안의 'GTA'는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싶다 하여 'Grand Thank Auto'의 약자로 제목을 지었다 하네요^^ 투팍의 'I'm Gettin Money'를 패러디한 'Give Money' 같은 가사도 인상적이었던 트랙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희곡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그대로 제목을 따온 3번 트랙(A Streetcar Named Desire), 에반게리온을 보고 만든 사랑 노래라고 소개한 5번 트랙(For Eva) 등 클래식부터 서브컬쳐까지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총 여덟 트랙이라는 웬만한 정규 앨범 수준의 볼륨을 자랑하는 이번 EP는 대중의 관심을 받기 전에 발매했던 두 장의 믹스테잎 <Multiple Self>와 <EDUCATION>, 그리고 '쇼미더머니 10'에 출연했을 당시의 적잖은 호응을 이끌었던 싱글 'One For The Old School'에서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 앨범이었어요. 믹스테잎에서의 제임스 안은 모자람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최고의 학벌을 갖게 된 자신의 배경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연한 특혜였다면서 컴플렉스로 여기는 모습을 보여줬고, 'One For The Old School'에서는 이를 구렁이 담 넘어가듯 능글능글한 플로우로써 'FLEX'로 승화시키는 한편 사회적 소수자의 음악에서 출발한 힙합으로 BLM 운동 등 소수자의 문제에 대해 다룸으로써 'Love&Peace'를 퍼뜨리겠다는 포부를 보여줬죠. 다만 믹스테잎 시절에는 실력적으로 미숙했고 싱글 앨범에서는 분량 문제로 충분히 풀어나가지 못했던 '제임스 안'의 생각을, <No Friends, Must Party>를 통해 심도 깊게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마도) 타이틀 곡이 될 'Sasha'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제임스 안.

전반적으로 '제임스 안은 이런 예술을 하고 싶구나', '이 사람은 이런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이구나'라는 것이 담겨있는 앨범이었습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일 누군가 제게 '제임스 안은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어본다면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이 앨범을 건네줘도 될 것만 같았어요. 여러 문화 행사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에게 '인간 안중호'가 누구인지에 대해, 그리고 사적으로 관계를 맺은 사람들에게 '아티스트 제임스 안'이 누구인지에 대해 CD 한 장으로써 동시에 이해시킬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무려 여덟 곡이나 수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정규 앨범이 아닌 EP의 형태로 발매하게 되었는지 알 것 같기도 했습니다. <No Friends, Must Party>는 인간관계에 대한 일종의 염증과 혐오를 드러낸 끝애(7번 트랙 - Misanthrope) 결국에는 자기혐오에 빠지게 됨에도 불구하고 파티장으로 향하는 자신의 발걸음을 멈추지 못합니다(8번 트랙 -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Who Am I and Where Am I>. 영감을 받아 온 할란 엘리슨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역설적인 배드엔딩으로써 끝을 맽게 되는 것인데요. 이는 타이거 JK와 윤미래 부부를 롤 모델로 삼으며 Love&Peace를 모토로 삼아 온 이전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제임스 안은 음악 감상회가 끝난 뒤의 Q&A 시간 때 받은 "앨범 발매 전과 후의 제임스 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질문을 받자 "(<No Friends, Must Party> 발매 전에는) '랩'에 가까웠다. 사람들이 내 랩을 좋아해 줬고, 스스로도 힙합 음악을 하는 것도 좋아했다. 이번 앨범에서는 조금 더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었다. 물론 래퍼로서의 정체성도 여전히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그런 부분을 담아내고자 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첫 EP 단위의 앨범에서 다소 염세적일 수도 있는 시선으로써 본인에 대해 '소개'한 만큼, 추후 발매될 정규 앨범에서는 사랑과 평화를 통해 설득하는 모습이 이어지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친필 사인 에디션 <No Friends Must Party>이와요~! 쿄쿄쿄+_+

제임스 안의 데뷔 첫 EP 단위 앨범 <No Friends, Must Party>는 5월 8일에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식 발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5월 11일에는 압구정 로데오에서 릴리즈 파티도 있다고 해요^^

 

다들 학벌 FLEX EDUCATED 래퍼 제임스 안 많이많이 사랑해 주세요~~~